신평사들 "부채율 상당, 재무구조 획기적 개선 어렵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이르면 오는 6월 대한항공(BBB+)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가 결정된다. 대한항공이 내놓은 핵심 자구책인 1조원 유상증자 성패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4일 복수의 신평사 관계자들은 대한항공의 1조원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 신용등급 평가에 있어 '주요한 관망 포인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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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토대로 이르면 내달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매출 회복추이와 기업 자구책, 정부 지원수준 등을 검토해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지난 3월 신평사들은 일제히 대한항공을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보통 워치리스트나 검토대상에 등록되면 3개월마다 등급을 다시 평가한다.
등급 평정을 앞두고 대한항공은 전날 이사회에서 1조원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국책은행으로부터 지원받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차입까지 합치면 자금조달 규모가 총 2조2000억원에 이른다. 증자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주 7936만5079주가 발행된다. 신주상장 시점은 오는 7월 29일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1조원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더라도 유동성 숨통이 트일 수 있다"며 "더불어 시장에서 거론되는 자산매각 등도 이뤄지면 사업이 정상화될때까지 유동성을 공급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 역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이 유입될 수 있으니 당연히 기업 입장에선 좋은 뉴스"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원책과 자구방안이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을 상쇄할정도가 되는지 여부는 현재로써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상증자 성패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신평사들의 주요 등급 평가요소가 재무안정성이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는 막힌 자금흐름이 뚫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한기평에선 재무안정성이 평가점수 중 50%, 한신평은 44%, 나이스신용평가는 55%를 차지한다.
또한 유상증자는 대한항공이 처음으로 내놓은 자구책으로, 채권단과 정부의 향후 지원여부와 연관돼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1조2000억원을 긴급 지원을 결정하면서 자체적 자본 확충, 경영개선 등 자구 노력과 고용안정 노력 등 노사의 고통분담을 자금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시장에선 1조원 규모에 대해 회의적 평가가 나온다. 이미 부채율이 상당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탓이다. 작년 말 기준 대한항공 차입금은 17조6800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922.5%에 달한다.
1조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ABS 잔액도 문제다. 2개월 이상 월평균회수액이 필요적립액에 2를 곱한 금액에 미달할 경우 조기상환 트리거가 발동될 수 있어 뇌관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현 지분구조 상 1조원 증자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 공모를 통해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대주주가 이를 매입해야하는데 한진칼이나 개인 대주주들의 자금이 부족한 상황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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