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약 1cm 거리 습도 감지해 반응
세계 최고 수준 감도, 기존 센서 대비 최대 12배 감지 빨라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신소재를 이용해 기존보다 감도가 660배나 뛰어난 센서를 개발했다. 손가락으로 직접 터치하지 않는 비접촉 방식으로 1cm 내외서 습도 감지가 가능하다. 생활 속 거리 유지가 중요한 코로나19 등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신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2))을 활용해 피부의 땀과 같은 수분이나 사람의 호흡량을 고감도 감지할 수 있는 습도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습도 센서의 구조 및 패치형 센서의 구성 모습. [제공=ETRI] 2020.05.13 swiss2pac@newspim.com |
본 성과는 미국화학회(ACS) 나노분야 국제 학술지 'AMI'지에 지난 3월 온라인 등재됐다. 습도 센서는 습도에 따라 저항이 변화하며 전기 신호 출력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해 감지하는 센서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니터 스크린 등 터치형 제품이나 전자기기 방수 기능에 활용되며 최근에는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농작물 관리 스마트 팜 등에도 많이 적용되는 추세다. 특히 습도 센서의 감도를 높이면 접촉이 없이도 반응이 가능한 '비접촉식 센서'개발이 가능하다.
가전제품, 산업용 전자기기 뿐 아니라 원전계통 내방사선 센서로 활용이 가능하고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생활 방역 관련 기술로 많은 응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ETRI가 개발한 습도 센서의 감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6만6000% 이상으로 기존 센서보다 660배 이상 뛰어나다. 감지 시간도 0.5초로 5~6초씩 걸리는 기존 상용센서보다 최대 12배 빠르다.
연구진은 양극산화알루미늄(AAO) 기판에 신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2))을 코팅해 벌집(Honeycomb) 구조를 이루는 센서로 만들어 감도를 대폭 높일 수 있었다.
센서의 구성 물질이 벌집 구조를 이루면 수분, 수증기 등을 감지할 수 있는 비표면적이 매우 넓어져 감도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개발된 센서는 피부의 수분량, 운동 전후 땀 배출량 및 호흡량의 차이 등을 감지할 수 있다.
실제, 손으로 직접 터치를 하지 않아도 손에 미량의 수분을 센서가 감지하고 패치형으로 센서를 만들어 피부에 붙여 운동 전후 땀의 양 변화나 운동 강도에 따른 호흡량 측정도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면, 신체 각 부위의 수분량 측정이 손쉽게 센싱이 가능해 피부의 습도와 관련된 디지털 헬스케어, 뷰티·미용 보습 제품, 공기청정기 등에 향후 활용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예방 수칙에 따라 생활 주변 사물들에 대한 위생·소독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출입문, 엘리베이터 버튼 등 터치식 제품의 대안 기술로도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2차원 소재 원천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극산화알루미늄 기판에 있는 나노 크기의 구멍에 신소재를 코팅한 뒤, 양극산화알루미늄 기판만 녹여내는 공정에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개발된 소자의 크기는 5mm x 5mm다. 여러 센서를 이어붙인 패치형 센서로 개발도 가능하며, 딱딱한 실리콘이나 유연한 소자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간단한 비접촉 센서 시제품을 개발해 시연한 결과, 1cm 내외로 손가락을 가져가면 신호 감지가 이뤄지는 것을 보이기도 했다.
최춘기 ETRI ICT창의연구소 신소자연구실 박사는"본 기술은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며 바로 기술 이전이 가능해 2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접촉식 센서 기술이 국민 생활에 편의를 더하는 동시에 공중 보건위생을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원자력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논문의 제1저자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UST) 슈브라몬달 박사 과정 학생, ETRI 김성준 박사이며, 최춘기 박사는 교신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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