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추산 피해액 60억원...회사 추정치와 5배 차이
"사태 해결 의지 안보여" 집단소송 준비 중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키움증권이 HTS 점유율 1위 회사라는 명성에 걸맞은 대응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키움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전산오류 사태로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 장모(38) 씨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5살배기 딸을 키우는 가장으로, 이번 사태로 약 2300만원의 피해를 봤다. 그는 "한순간에 생긴 피해액 때문에 새벽마다 잠을 못 이루고 일상생활 자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로고=키움증권] |
최근 국제유가가 마이너스권으로 추락하는 과정에서 키움증권 HTS에서 발생한 전산 오류 사태로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번 사태로 수십여명의 피해자가 속출한 상황인데도 키움증권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것.
장씨는 "주식 투자를 15년 정도 했는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며 "매도 버튼을 누르고 싶어도 버튼이 없었다. 명백한 시스템 오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키움증권에서 개별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지사항을 올리고 피해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약 9000만원의 손실을 본 또 다른 투자자 A(29)씨 역시 "밤마다 수면제를 먹고 잠을 청하는 상황"이라며 "키움증권이 사태를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뻔뻔하게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현재 키움증권의 대응은 너무나도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은 현재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약 60명의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이 추산한 현재 피해 규모는 약 50억원이다. 개개인마다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이 추산한 피해 규모(10억원)와 5배 차이다.
피해자들은 집단소송까지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키움증권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한다. 장씨는 "키움증권과 대화라도 하고 싶은데 앵무새같은 답변만 듣고 있어 답답하다. 협상이 아닌 통보를 하고 있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소송은 결국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변호사 선임 비용부터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다"면서 "키움증권에서 잘못한 점에 대한 책임을 확실하게 지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키움증권에서 계속 이렇게 나오면 소송 말고는 길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심지어 현재 전산오류 사태로 인한 미수금 연체이자는 계속해서 붙고 있는 상황이다.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해결하지 못하면 연 18% 이자가 부과되는 것. 아울러 90일 이상 연체 시 신용상 불이익까지 입는다. 피해자 입장에선 최대한 신속하게 사태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키움증권은 피해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 보상 금액은 피해자마다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이 추산한 피해 규모는 약 10억원, 피해 계좌는 약 50개다. 총 피해 규모는 키움증권에 접수된 민원을 토대로 집계됐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을 토대로 피해자와 개별적으로 논의중인 상황"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피해 보상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