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 확산 방지 노력
일부 사생활 침해·차별 우려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기업들이 경제활동 재개를 앞두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검사를 준비 중이다. 이들 기업의 검사가 대규모로 이뤄진다면 코로나19의 2차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검사 여력을 갖추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과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기간 종료 후 직장으로 복귀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코로나19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 의료 전문가들과 인사 담당자들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정기 검사가 아픈 직원들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고 직장 복귀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들은 기업들이 검사 여력을 높이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검사 키트를 확보하는 것이 여전히 어렵고 사생활과 법적 책임과 같은 잠재적 쟁점들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주주들에게 아마존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인력과 장비를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조스 CEO는 "전 세계적인 규모로 모든 산업에서 정기적인 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사람들을 안전하게 할 뿐만 아니라 경제를 다시 가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활동 재개를 논의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소집한 기업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직장 복귀에 대해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검사 여력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WSJ에 일부 기업의 경영진들이 직원과 고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기업 경영진들은 이 같은 검사가 이뤄지기 이전에 의료진과 아픈 사람들을 위해 충분한 검사가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미 수많은 미국의 시험소는 면봉과 시약 부족은 물론 밀린 검사와 부정확한 검사 결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의 자회사인 퀄트릭스의 라이언 스미스 CEO는 "모두가 알고 싶은 커다란 질문은 개별 직원 수준에서 얼마나 많은 검사가 필요한지"라고 설명했다. 스미스 CEO는 퀄트릭스 직장 내에서 다양한 종류의 검사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고용주 의료 혁신 라운드테이블(EHIR)이 포천 200 기업을 대상으로 이번 달 초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설문 응답자 40명 중 약 25%는 다음 달 운영 재개를 계획하며 직장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온의 닐 밀스 수석 의료책임자(CMO)는 이 같은 기업들의 코로나19 검사가 회사 건물이나 근처 시설에서 진행될 수 있다면서 결과가 수 분 내에 나오는 검사가 가능해지면 직원들이 출근 전 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보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6000명의 직원을 둔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에서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가 논의되고 있지만 마니 맥도웰 글로벌 보건 및 웰니스 책임자는 이것이 검사 여력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검사 기업 컬러의 오트먼 라라키 CEO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코로나 검사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직원들의 노출 가능성에 달렸다고 말했다. 라리키 CEO는 아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 않지만, 다음 달 이를 계획 중이라고 했다.
GM의 직장 안전 글로벌 책임자인 짐 글린은 WSJ에 GM 역시 직원을 위한 검사를 고려했다면서도 사생활과 물류적 걸림돌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글린의 말처럼 기업 웰니스 전문가들은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검사가 차별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날 WSJ 기고문에서 스콧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처 부국장은 "고용주들은 양성 판정이 처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자가 격리나 자택에 동의한 직원들의 임금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들은 검사를 대체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보스턴의 파트너스 헬스케어의 경우에는 직원들이 업무를 시작하기 2시간 전에 몸에 이상이 없다는 증명서에 서명하도록 하고 있다.
EHIR의 마이클 라퀘르 CEO는 "직장으로 복귀가 그렇게 곧 이뤄지지 않을 것이고 잘 계획되고 관리돼야 한다"면서 "이것이 유일한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