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정책연구원 "부정확한 중동 정보에 이슬람 혐오 정서 더해진 결과"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한국인들이 중동 지역의 중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중동 출신 이민자에는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장지향 선임연구위원과 강충구 책임연구원이 20일 발표한 '한국인의 대(對) 중동 인식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24일 실시한 여론조사 응답자의 80.3%는 중동 지역의 중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자료 = 아산정책연구원] |
중동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54.8%가 '에너지 자원 부국'을 언급했다. 다음으로는 '이슬람 문화'(21%), 'ISIS 등 무장테러'(13.9%), '독재, 종파갈등 등 정치혼란'(6%) 등을 떠올렸다. '고대문명 발상지'(1.7%), 만수르 등 유명인사와 관광지(1.6%)를 꼽은 비율은 소수였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동에 대한 이미지가 에너지 자원과 높게 연관된 점은 한국이 원유 70% 이상을 중동 산유국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부국 이미지 역시 우리와 경제교류가 잦은 아랍 산유국과 연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동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인 요인이 앞섰던 것과 달리 응답자의 29.1%만 중동 출신 이민자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이중적 인식이 보였다.
중동 출신 이민지를 긍정적으로 본 비율은 아프리카(48.3%), 중남미(53.6%), 동북아(58.1%), 동남아(61.2%) 등 조사에 포함된 지역 중 가장 낮았다. 북미(79.9%), 유럽(78.4%) 등 서구권 출신 이민자에 대한 인식과 대비된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중동 출신 이민자에 대한 한국인의 배타성은 소수자 및 타자에 대한 이중성에 이민자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와 근거 없는 이슬람 혐오 정서가 더해져 증폭된 것"이라며 중동을 공존과 협력의 파트너로 이해하려는 한국인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해서는 61.4%가 동참하지 않아야 한다고 응답, 대중동 인식과 일치하지 않았다. 이는 한국인의 중동 인식보다 세계적 추세인 반(反) 트럼프 정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유무선전화 RDD로 응답자 패널을 구축한 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으로 표집오차는 95% 신뢰구간에 ±2.5%p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