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 인터내셔널 회장이 14일(현지시간) "지난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한 주식시장은 이스라엘"이라고 말했다.
샤르마 회장은 이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된 기고문을 통해 "이스라엘의 놀라운 주식 상승세는 이 나라가 지역 경제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그같이 말했다
그는 "시장은 중동 지역의 확실한 승자가 누구인지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 |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 돔'이 가자지구에서 남부 도시 아슈켈론으로 날아온 로켓을 요격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샤르마 회장 분석에 따르면 이스라엘 증시는 하마스의 기습을 받은지 4주 만에 예전 수준을 회복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 약 80% 상승했다.
이스라엘 증시의 상승세는 이란과의 정면 대결, 즉 '12일 전쟁' 와중에도 이어졌다. 군사·외교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의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며 크게 우려했지만 주식시장은 이스라엘이 군사적, 경제적으로 우위를 점하면서 갈등이 곧 끝날 것이라는 신호를 계속 보냈다는 것이다.
샤르마 회장은 "이러한 메시지는 지난 21개월 동안 40% 상승한 이스라엘의 주가수익비율(PER)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났다"면서 "전 세계 다른 지역의 20% 상승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필두로 한 인접 걸프 지역 시장의 소폭 하락과 비교할 때 아주 높은 수치"라고 했다.
가자지구에서 이란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가공할 만한 군사적 공세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매수세 급증은 이스라엘 주식 시장의 상승세를 견인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2000년대 초 이후 다른 선진국들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지출과 부채를 늘리는 길을 걸었지만 이스라엘은 국가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0%에서 40%로 줄였고, 공공부채는 GDP의 90%에서 70% 미만으로 낮췄다.
특히 이스라엘의 역동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현재 GDP의 6%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라고 샤르마 회장은 진단했다. 이는 다른 어떤 국가보다 많도 세계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연구·개발 자금의 약 절반은 다국적 기업에서 유입되는데, 이들 다국적 기업의 상당수는 방산 분야에 연관돼 있다고 한다.
국방 부문의 파급 효과 덕에 이스라엘은 항공 교통 관제부터 사이버 보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샤르마 회장은 분석했다.
기업 문화가 중동보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가까운 이스라엘은 생성형 인공지능(GAI) 분야에서 73개의 스타트업을 보유해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고, 기술 제품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해 전 세계 어떤 선진국보다 높다고 했다.
이처럼 기술 중심 국가인 이스라엘의 1인당 GDP는 2000년 이후 거의 세 배로 증가해 미국의 50%에서 70% 수준까지 올랐는데, 이는 25년 전과 똑같은 수준(미국의 3분의 1)에 머물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했다.
샤르마 회장은 "많은 전문가들에게 중동의 지정학적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게 보이겠지만, 시장은 이스라엘의 기술 주도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갖고 있다"며 "이런 전망은 향후 몇 년 동안 이스라엘 경제가 4%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예측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