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들 불러 "바이러스 퍼지면 수만명 숨질 수도"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 당국이 자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관측을 거듭 부인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박명수 북한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장은 지난 1일 평양에서 해외 주요 외신들과 인터뷰를 갖고 "지금까지 북한 내에 코로나19 감염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북한 조선중앙TV의 코로나19 관련 보도 일부.[사진=조선중앙TV 캡처]2020.03.26 |
박 원장은 "바이러스가 인구가 적고 영토도 좁은 우리나라에 퍼지면 수천에서 수만명이 목숨을 잃는 심각한 재앙을 피할 수 없다"고도 언급했다.
박 원장은 현재 북한의 중앙비상방역지휘부 방역분과장으로 코로나19 방역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에도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엔)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1월 말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육·해·공 국경을 모두 봉쇄했다. 평양 주재 각국 외교관을 비롯한 외국인, 중국을 다녀온 주민과 그 접촉자, 발열·기침 등 의심증상자를 격리하는 강도 높은 조치도 취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에서 이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교역을 코로나19 발원국인 중국과 하고 있고, 보건·의료 체계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2일 조선중앙TV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된 보도 일부.[사진=조선중앙TV 캡처]2020.03.13 |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것은 우리가 본 정보를 볼 때 불가능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RFA에 "(박 원장의 기자회견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19를 잘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외부세계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마스크를 밀수하고 외부에 진단장비 등을 요구하는 행동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북한 군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초 군의국은 1·2월 사망자 180명, 격리자 3700여명이라는 결과를 최고사령부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도 관련 보도를 인용하면서 북한에서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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