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12월 대비 90% 감소
中 경제 악화·北 봉쇄조치 영향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지난 1월과 2월 중국의 대북 곡물 수출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의 봄철 농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1~2월 대북 수출통계'를 분석해 "중국이 북한에 수출한 쌀과 옥수수는 지난해 11~12월 대비 90% 감소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세부적으로 1~2월 중국의 대북 옥수수 수출량은 31만7000달러(약 3800억원) 상당의 1100톤이었고, 쌀은 58만8000달러 수준의 1300톤으로 집계됐다.
북한 농촌지역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의 대북 곡물 수출량이 급감한 배경으로는 계절적 영향도 있지만 북중 모두 코로나19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둔화됐고, 북한은 지난 1월 28일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며 국경 폐쇄 등 '밀봉'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이 있는 매년 1월은 연중 북중 무역이 가장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일련의 상황에서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엔은 지난 25일 '코로나19 인도주의 대응책'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국경 폐쇄, 이동 제한 조치로 물자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무역업 종사자들과 화물차 2만5000대 이상이 격리되면서 북한의 식량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매년 봄에 북한을 방문해 신규 농업 기술을 전파해온 미국친우봉사단(AFSC)은 코로나19로 3월 중 방북 계획을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농업 협력'도 차단됐다는 관측이다.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북한의 농업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시장화 돼 있지 않아 중국으로부터 대부분 필요한 식량을 수입한다"며 "중국이 완전히 정상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한 북한은 필요 식량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