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코로나19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일본 도쿄(東京)도가 '도시 봉쇄' 수순에 들어갔다.
도쿄도는 26일 가나가와(神奈川), 지바(千葉), 사이타마(埼玉) 등 인접한 수도권 3개 현에 대해 도 내로의 불요불급한 이동을 하지 않도록 요구할 방침을 결정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조만간 3개 현의 지사와 전화회의를 열고, 이러한 요구 사항을 전달할 방침이다. 3개 현은 도쿄도와 보조를 맞출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25일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2020.03.26 goldendog@newspim.com |
최근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고이케 도지사는 도 내로의 인구 유입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25일 도쿄에서는 4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루 발생 건수로는 일본 지자체별 확진자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지금까지는 지난 24일 17명이 최다였다.
도쿄는 누적 확진자 수에서도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은 212명을 기록하고 있다. 홋카이도(北海道, 167명), 아이치(愛知)현(154명), 오사카(大阪)부(149명)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이에 고이케 지사는 25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코로나19) 감염 폭발의 중대 국면이다. 오버 슈트(폭발적인 감역 확대)를 막기 위해 위기 의식을 갖고 행동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들에게 "평일은 가능한 재택근무를 하고 야간 외출은 삼가기 바란다. 주말에는 집에서 보내기를 부탁드린다"며, 불요불급한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불과 몇 시간 만에 도쿄로 왕래하는 인구가 많은 수도권 3개 현에 대해 이동 자제도 요구할 것을 결정했다.
2015년 조사에 따르면 통근이나 통학을 위해 도쿄를 왕래하는 인구는 1일 약 290만명에 달한다. 가나가와가 106만명으로 가장 많고, 사이타마 93만명, 지바가 약 71만명으로 수도권 3개 현이 전체의 93.6%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대책에 소극적이란 지적을 받아 왔던 도쿄도가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것은 도쿄올림픽 연기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은 오는 7월 올림픽 개최를 사수하기 위해 수면 하에서 코로나19 대책을 추진해 왔지만, 연기가 결정된 마당에 더 이상 쉬쉬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 봉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고이케 지사도 "지금 당장 실시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사회적인 활동을 고려하면서 정치적인 판단도 필요해졌다"며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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