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 절반 베트남에서 만들어
베트남 확산 본격화되면 갤S20울트라 수급 차질 장기화될 듯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잠잠하던 베트남에서 코로나19(COVID-19)가 고개를 들면서 코로나19 국면에선 경쟁사들 대비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있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사이 베트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각각 박닌과 하이퐁에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 이제 베트남도 코로나19 안전지대 아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베트남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공장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뉴스룸] 2020.03.10 nanana@newspim.com |
10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0명이다. 이중 14명이 지난 6~8일 사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14명 중 하나인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 여행을 다녀온 하노이 거주 베트남 국적 확진자는 130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수퍼전파자'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에 확산세가 커지면서 현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하노이에 거주하며 한국에 본사를 둔 한 기업의 생산공장에서 일하는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현지에선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크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주말 사이 확진자가 늘어나 상황이 급변했다"며 "하노이 시내 마트에서 사람들이 라면과 마스크를 사재기하고 있어 물건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하노이 인근 박닌성에, LG전자는 지난해부터 하이퐁에 스마트폰 생산거점을 베트남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년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 정도인 1억5000만대 정도가, LG전자의 경우 연간 출하량의 80% 이상이 베트남에서 생산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베트남 현지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공단 내 확진자 발생을 막기 위한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다.
◆ 전세계 '메이드 인 베트남' 스마트폰 30%…그중 대부분이 '갤럭시'
당초 코로나19가 발원지인 중국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을 때만해도 중국에서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애플, 화웨이와 달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베트남으로 확산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베트남은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물량의 30%를 생산하는 나라다. 60%가량을 생산하는 중국에 비하면 적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결코 작은 곳은 아니다.
특히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제품이다. 최근 들어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공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생산기지를 갖춘 곳은 국내 제조사들뿐이다.
뿐만 아니라 경북 구미 스마트폰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최근 삼성전자는 국내 판매되는 갤럭시S20 시리즈 생산물량 중 일부인 약 20만대를 베트남으로 넘긴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이드 인 베트남(Made in Vietnam)' 스마트폰의 90% 정도가 삼성전자 제품"이라며 "코로나19 초반에는 중국에 생산거점을 둔 애플과 화웨이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경북 구미에 이어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공장까지 코로나19로 공장이 가동 중단되면 일시적인 중단일지라도 스마트폰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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