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이 평화협정을 체결한 지 며칠 만에 아프간에서 다시금 무력 사태가 재발됐다.
탈레반이 협정 체결 이틀 만에 아프간 정부군에 공격을 가하자 미국이 아프간 정부를 보호하기 위해 탈레반에 공습을 시작했다.
잘메이 칼릴자드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특사(좌)와 탈레반 공동창립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지난달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평화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2020.02.29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소니 레깃 아프간 주둔 미군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이 남부 헬만드주에서 아프간 정부군을 맹렬히 공격함에 따라 방어 공습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평화에의 약속을 지키겠지만 필요하다면 아프간 정부군을 보보할 것"이라며 "탈레반 지도부는 폭력을 줄이고 불필요한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라"라고 촉구했다.
탈레반이 공격을 재개한 것은 10일, 미국이 탈레반에 공습을 가한 것은 11일 만이다. 양측은 평화협정 체결에 앞서 일주일 간 사전 폭력 감축 조치에 동의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 기간이 공식적으로 끝났으니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정상적 작전 개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외국군에 대한 공격은 중단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탈레반은 평화협정 체결 직후부터 포로 교환과 관련한 아프간 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 미국과 탈레반은 평화협정 일환으로 오는 10일까지 국제동맹군·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000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000명을 교환하기로 합의했으나, 아프간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며 버티고 있다.
아프간 정부의 이같은 발언에 탈레반은 "탈레반 대원 5000명이 풀려나지 않으면 아프간 내 정파 간 대화는 없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그동안 아프간 정부는 미국과 탈레반의 협상 과정에서 배제됐다.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미국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협상에 나섰고,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아프간의 참여를 거부한 탓이다.
지난달 29일 미국과 탈레반은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알카에다와 같은 국제적인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의 거점으로 활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한편, 미국은 그 대가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을 14개월 내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협정 이행이 삐걱거리고 무력 사태가 재발되면서 미군 철수 전망이 요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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