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포로교환, 밀실서 결정...미국은 조력자 불과"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의 평화협정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양측의 협정에 담겨있는 '포로교환'에 대해 반발하면서다.
1일(현지시간)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평화협정에 포함된 포로교환의 일환으로 탈레반 수감자 5000명을 석방하는 것에 대해 '밀실'에서 결정된 것이라며 석방의 권한은 아프간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과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그는 수감자 석방과 관련해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반발하며 "포로교환은 미국의 권한이 아니다. 그들은 조력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포로교환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내부 협상 내용에 포함될 수 있지만 협상의 전제 조건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미국과 탈레반은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알카에다와 같은 국제적인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의 거점으로 활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한편, 미국은 그 대가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을 14개월 내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양측은 우선 약속 이행 차원에서 이달 10일까지 국제동맹군·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000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000명을 교환하기로 했다.
그동안 아프간은 미국과 탈레반의 협상 과정에서 배제됐다.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미국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협상에 나섰고,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아프간의 참여를 거부한 탓이다. 외신들은 이날 가니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아프간 정부가 양측의 협정에 개입해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잘메이 칼릴자드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특사(좌)와 탈레반 공동창립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지난달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평화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2020.02.29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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