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센터 찾는 고객 수 급감…"시간 지날수록 감소"
코로나19에 라임사태까지…사모펀드 기피 · ETF 인기
2월 국내 사모펀드 설정액, 22개월만에 순유출
최근 ETF 거래량, 작년 연말보다 3배 가까이 늘어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증권사 자산관리(WM)센터를 찾는 고객의 발길이 끊기며 투자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센터를 방문해 투자해야 하는 사모펀드는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온라인 계좌 없이도 영업점에 전화를 걸어 투자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는 더 주목받는 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증권사 WM센터를 찾는 고객의 발걸음이 뚝 멎었다. 이날 강남에 위치한 한 증권사 WM센터에는 대기 손님 없이 한 명의 고객만이 신규 계좌 개설 신청을 하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강남에 위치한 한 증권사 WM센터가 한산한 가운데 한 명의 고객이 대면업무를 보고 있다. 2020.03.02 goeun@newspim.com |
한 증권사 WM센터 직원은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내방 고객이 줄어들고 있다"며 "지난주에도 그 전주보다 확연히 줄었는데, 오늘은 지난주보다 더 고객이 없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지난주 코스피가 2000포인트 밑으로 밀리면서 저점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신규 계좌 개설을 위해 이날 영업점을 찾을 것을 기대했는데, 이날 신규 계좌 개설을 위해 센터를 찾는 고객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고객과의 대면 영업이 틀어막히면서 증권사 영업점에서는 당분간 '언택트(Untact)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사모펀드는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한 매수가 불가능하고 증권사 WM센터 등 판매사를 방문해 투자설명을 듣고 투자해야 한다. 공모펀드의 경우는 온라인 계좌가 있으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매수할 수 있으나 온라인 계좌가 없으면 센터를 내방해야 한다.
반면 개별 주식 종목이나 상장지수펀드(ETF)는 온라인 계좌가 없어도 센터 방문 없이 전화만으로 매수가 가능하다. ETF는 '언택트 투자'가 가능한 장점 외에도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로 사모펀드가 기피 대상이 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사모펀드 설정액은 전월 대비 2765억원 감소했다. 지난 2018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순유출세를 기록했다.
반면 ETF 거래량은 최근 크게 증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된 지난 2월 28일 기준 국내 ETF 하루 거래대금은 4조2531억원이다. 지난해 12월 ETF 하루 거래대금이 1조 2000억원~1조8000억원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3배 가량 늘었다.
또다른 증권사 WM센터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매수를 위해 영업점 방문이 필수적인 만큼 기피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로 사모펀드를 기피하고, 코스피 하락으로 저점 매수 전략이 맞물리며 개별 종목과 ETF가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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