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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 있는데 '사모님', '여직원'…10명 중 7명 직장 성차별 경험

기사입력 : 2020년03월02일 15:57

최종수정 : 2020년03월02일 15:57

3시STOP공동행동, 오는 8일 세계여성의날 기념해 설문조사 진행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여성 노동자 10명 중 7명이 직장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직책이 있는 데도 여직원, 사모님으로 불리거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요구받았다. 이 같은 경험은 결국 성희롱 경험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3시STOP공동행동(공동행동)은 지난 1월 16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여성 노동자 4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여성 노동자의 70.4%(299명)가 직장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오는 8일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진행됐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3시STOP공동행동(공동행동)은 지난 1월 16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약 40일에 걸쳐 여성 노동자 4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여성 노동자의 70.4%(299명)가 직장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자료=3시STOP공동행동] 2020.03.02 clean@newspim.com

▲몇 년을 일해도 항상 최저임금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54.5%, 200명) ▲같은 일을 하는 남자보다 내가 임금을 덜 받는 것 같다(53.5%, 216명) ▲채용과정에서의 성차별 45.5%(184명) ▲가장(생계부양자)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44.1%, 178명) 등 응답도 뒤를 이었다.

여성 노동자로서 겪었던 가장 불편했던 경험 첫 번째로는 직책이 있는데도 여직원, 사모님 등으로 불리는 호칭 차별이 꼽혔다. 직장 내 동갑 남성에게는 존댓말을 하는데 여성 노동자에게는 반말을 하는 경우, 거래처 손님이 왔는데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경우, 여성 노동자를 부를 때 '여직원'이라고 부르는 경우 등이 있었다.

업무 외 직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강요받는 여성 노동자들의 고충도 드러났다. 여자는 직장의 꽃이니 나긋나긋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미혼 때 다니던 직장에서 고객 접대 때 업무상 관련이 없는 부서인데도 동참하길 강요받은 경우 등이다.

공동행동은 이 같은 역할 강요가 결국 여성의 꾸밈 노동 강요와 회식 자리 성희롱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동료로서의 존중과 인정을 찾아보기 어려운 성적 대상으로 소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자가 회식의 꽃이라며 가운데 자리에 앉게 하는 행위나 '여자가 있어야 술맛이 나지' 등의 발언이 모두 여성 노동자가 성적 대상으로 소비되는 경우로 꼽혔다.

공동행동 측은 "이는 외형적인 요구뿐 아니라 감정적 통제와 요구로 이어진다"며 "사근사근함과 애교를 여성의 기본값으로 놓고 개별 특성과 무관하게 집단화해 사고하며 이를 업무 상황에서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공동행동은 가정에서 여성에게 강요돼온 가사·돌봄 노동이 회사에서도 예외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사용한 컵을 씻는 경우나, 사무실 청소, 손님이 왔을 때 차를 내어주는 노동 등이 모두 여성 노동자가 전담하는 경우다.

"여자니까", "여자라서" 등 개개인의 특성·개성을 무시하고 여성을 집단화해 일을 떠맡기는 경우도 부당한 직장 내 성차별 문제로 지적됐다.

'성차별이 사라진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에 대한 답으로 대부분의 응답자가 '동등한 시민으로, 인간으로 인정받고 존중받는 세상'이라고 답했다.

공동행동은 "설문조사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노동 현장과 가정에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었다"며 "여성들은 가정과 직장에서의 이중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가정에서의 역할이 사회에서도 강요받으며 노동의 저평가와 저임금을 경험하고 있었다"고 했다.

 

cle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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