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AI와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10개 분야 특허 출원에서 미국을 제치고 9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식재산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아스타뮤제(astamuse)와 공동으로 첨단기술 10개 분야 특허 출원 건수(2017년 기준)를 분석한 결과, 중국은 △AI △재생의료 △자율주행 △블록체인 △사이버보안 △가상현실(VR) △드론 △도전성 고분자 △리튬이온전지 등 9개 분야에서 1위에 올랐다.
미국은 양자컴퓨터 1개 분야에서만 1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도전성 고분자와 리튬이온전지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이들 10개 분야는 모두 폭 넓은 산업 영역에 응용이 기대되는 기간 기술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약진을 더욱 눈여겨 볼만 하다. 중국은 2005년 조사에서는 드론 한 분야에서 2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고작이었다.
신문은 "AI에서 앞서가면 자율주행과 재생의료에서도 우위에 서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10개 분야의 기술 패권은 국가의 경쟁력 그 자체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5년 제13차 5개년 계획에서 '지식재산 강국'을 목표로 제시함과 동시에 '중국 제조 2025'를 내걸고 하이테크 산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첨단기술 연구 개발비는 2017년 기준으로 545조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596조원에 육박하며, 일본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의 약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BATH'라고도 불리는 바이두(百度),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의 4대 IT 기업이다. 이 중 바이두는 4개 분야에서 특허 출원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BATH의 10개 분야 출원수는 2015년 이후 약 6000건에 달했다.
한편, 특허의 '질' 측면에서는 전체 100개사(10개 분야에서 각각 상위 10개사를 선정) 중에서 미국 기업이 과반을 넘는 64개사가 선정됐다. 일본은 18개사가 선정됐으며, 중국은 1개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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