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여자오픈 앞두고 인터뷰…"태극 마크 다는 것이 올림픽에서 메달 따는 것보다 어려워"
현재 한국 선수 중 여섯 번째…6월말까지 상위 2명 제치고, 하위 선수들 추격 따돌려야 가능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올림픽에 나가려면 시즌 초반에 2승은 거둬야 합니다. 1승 가지고는 안될 것같아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박인비(32)가 오는 8월 치러지는 도쿄올림픽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로열 애들레이드GC에서 13일 시작되는 미국·호주LPGA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에 출전하기에 앞서 마련된 인터뷰자리에서 한 말이다.
박인비가 13일 시작되는 미국LPGA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인비는 8월 도쿄올림픽에 나간다는 목표아래 올해 열린 투어 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호주여자오픈은 그가 올시즌 출전하는 네 번째 대회다. [사진=호주여자오픈] |
박인비는 4년전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다. 그는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하기로 마음먹고, 예년과 달리 시즌초부터 투어 대회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2월하순~3월초순 아시아지역에서 열리는 미국LPGA투어 3개 대회가 신종코로나 때문에 취소된 바람에 그에게 호주여자오픈 중요성은 더 커졌다. 이 대회 후 다음 대회(3월19~22일 파운더스컵)까지는 한 달 이상의 공백이 생겨버린데 따른 것이다.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는 오는 6월말 기준 세계랭킹 순으로 정해진다. 한국은 랭킹 순으로 네 명이 나갈 것이 확실시된다. 박인비의 현재 세계 랭킹은 17위다. 한국 선수 가운데 여섯 번째다. 6월말까지 세계랭킹에서 두 명을 제쳐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그 뿐 아니다. 현재 박인비보다 아래 순위이지만 세계랭킹 30위안에는 여덟 명의 한국선수가 있다. 그들에게 추월당하지 않아야 한다.
박인비는 "한국팀에 들어가 태극 마크를 다는 것이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렵다"면서 "내가 한국 대표가 되려면 시즌 초반에 2승을 거둬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가 시즌초부터 매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박인비가 호주여자오픈에 출전한 것은 2012년 이후 8년만이다.
박인비는 올해 열린 투어 세 대회에 다 나갔다. 개막전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는 연장전 끝에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 뒤 열린 두 대회(게인브리지 LPGA, 한다 빅오픈)에서는 커트탈락했다.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는 그에게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잘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반면, 중압감으로 작용한다. 4년전 리우대회를 앞두고 부상에 시달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골프는 개인 운동이지만, 온 국민이 바라보고 국가를 대표해 나가는 올림픽이다 보니 거기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엄청나다. "올림픽 금메달 압박감은 메이저대회 우승보다 10배는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금으로서는 올림픽 출전에 대한 기대, 태극 마크를 달기까지 거쳐야 할 난관에 대한 생각이 함께 자리잡고 있습니다.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50대 50이라고 봅니다. 출전하게 되면 큰 일이 되겠지요. 그러나 못나가더라도 마음은 홀가분해질 겁니다."
박인비는 현지시간으로 13일 낮 12시45분(한국시간 13일 오전 11시15분) 유소연, 오수현(호주)과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세계랭킹 9위 이정은6는 오전 7시44분 지난해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3위 넬리 코다(미국), 세계랭킹 8위 이민지(호주)와 함께 티오프한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