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최대주주 '하버' 보유지분 9.58% 전량 반대매매
바이오 사업 파트너 '요즈마그룹'도 CB 투자금 회수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지난해 말 최대주주 지분이 전량 반대매매 된 석유화학제품 판매기업 미래SCI가 바이오 사업 파트너인 요즈마그룹마저 투자금을 회수해 신사업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반기 감사의견 거절까지 겹쳐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12월 31일 미래SCI 최대주주였던 주식회사 '하버' 보유주식 431만345주(지분율 9.58%)가 반대매매로 전량 장내매도됐다.
[로고=미래SCI] |
미래SCI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주주명부 확인과정에서 발견했다. 정확한 매도 날짜와 경위는 파악중이다. 최대주주는 아이엔에셋(지분율 5.72%)으로 바뀌었다.
현재 미래SCI는 거래정지 상태다. 한국거래소가 '관리종목 최대주주 변경' 사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심사중이기 때문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일인 오는 19일까지 거래가 정지됐다. 미래SCI는 작년 반기 감사의견 '의견거절'로 관리종목에 올랐다.
최대주주 지분 반대매매 전 요즈마그룹코리아(이스라엘 벤처캐피탈 요즈마그룹 한국법인)도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요즈마그룹코리아는 작년 12월 2일 의결권 있는 미래SCI 주식 235만8490주(지분율 5.62%) 처분단가 570원에 장내매도했다고 지난달 10일 공시했다. 총 매도금액은 13억4434만원이다.
요즈마그룹은 미래SCI의 바이오 사업 파트너다. 미래SCI는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8년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요즈마그룹과 제약·바이오 분야 유망기업 지분 투자 및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가 보유한 기술을 국내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다.
<자료=요즈마바이오사이언스홀딩스> |
2018년 4월 미래SCI와 요즈마그룹한국법인은 바이오 기술이전 사업 등을 진행하는 업무협약(MOU) 체결하고, 7월에는 합작법인 '요즈마 바이오사이언스 홀딩스(비상장)'를 설립했다.
미래SCI는 '요즈마 바이오사이언스 홀딩스'를 통해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인 코팍손(COPAXONE), 레이프(Rebif)와 표적 항암제 얼비툭스(ERBITUX) 등을 국내 제약사에 기술이전할 계획이었다.
요즈마그룹은 '요즈마글로벌메자닌펀드1호'를 통해 전환사채(CB) 투자도 병행했다.
2018년 4월 6일 미래SCI CB 69만5410주를 취득단가 2157원에 인수했다. 총 취득금액은 약 15억원이다. 같은 해 5월 CB 권리행사로 69만5410주를 보통주로 전환한 뒤 10월 12일부터 11월 23일까지 처분단가 4104원에 장내매도했다. 총 매도금액은 28억5396만원이다. CB 투자로 약 13억5000만원을 벌었다.
2018년 6월 11일 미래SCI CB 135만1717주를 취득단가 3699원에 추가 취득했다. 총 취득금액은 약 50억원이다. 같은 해 12월과 이듬해 9월 각각 CB 전환가액을 1983원, 636원으로 조정해 권리행사 가능 주식수가 628만9308주로 늘었다. 2019년 10월 1~17일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393만818주를 처분단가 547원에 장내매도했다. 총 매도금액은 21억5016만원이다. 작년 12월 2일 잔여주식 235만8490주를 매도하면서 추가 CB 투자로 15억550만원 손실을 입었다.
사업 파트너였던 요즈마그룹이 손실을 내면서까지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바이오 사업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합작법인 '요즈마 바이오사이언스 홀딩스'는 작년 9월 분기보고서 기준 당기순손실 2억5000만원을 기록중이다.
요즈마그룹코리아 측은 펀드 투자금 회수 이유와 '요즈마 바이오사이언스 홀딩스'의 바이오 사업 차질 여부 등에 대해 "확인해봐야 한다"고만 답했다.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최근 3년 미래SCI 주가 추이 2020.02.04 rock@newspim.com [자료=네이버금융] |
바이오사업 추진 소식과 함께 널뛰었던 미래SCI 주가는 지난달 300원 아래로 떨어졌다. 2018년 4월 미래SCI가 요즈마그룹과 바이오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자 주가는 3000원선에서 6500원대로 2배 이상 뛰었다. 이후 서서히 내리던 주가는 2018년 말 2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 4~5월 다시 2000원선을 회복했지만 6월 들어 다시 내리며 지난달 28일 279원으로 마감했다.
미래SCI의 주사업은 석유화학제품 수출 및 수입 판매다. 국내 석유화학소재 제조기업으로부터 가소제(Plasticizer, PVC 성형에 사용되는 원료), 무수 프탈산(Phthalic Anhyide, 불포화 폴리에스터 수지 및 페인트 원료로 들어가는 Alkyd Resin 제조 주원료) 등 완제품을 매입해 해외로 수출한다.
작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61% 감소한 187억6065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38억2762만원을 내며 적자를 지속했다. 작년 10월부터는 바다모래를 세척해 염분을 제거한 뒤 건설자재 업체에 판매하던 건재사업을 중단했다. 원재료 수급불안과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작년 반기 감사의견 '의견거절'도 풀어야 할 숙제다. 감사인인 서린회계법인은 의견거절 근거로 "미래SCI는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손실 140억5200만원이 발생했으며, 2019년 반기 말 유동부채가 378억5500만원으로 유동자산을 203억8100만원 초과하고 있다"며 "계속기업으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미래SCI 청주본사와 서울사무소는 현재 "고객 사정으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자동응답 안내음성으로 넘어가 통화연결이 안되는 상황이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