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내지 않아도 안보리 결의 위반"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독일 베를린 행정법원은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관 건물을 빌려 영업 중인 숙박 업체 '시티 호스텔'에 영업 중지 판결을 내렸다.
AP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베를린 행정법원은 28일(현지시간) '시티 호스텔' 운영업체인 터키 회사 EGI가 지역 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했다. EGI는 베를린 당국이 대북제재 위반이라며 숙박업체 영업을 중단시키자 소송을 제기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2018년 9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거리에 김일성(왼쪽)과 김정일의 초상이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연관이 없음. |
법원은 숙박 영업으로 벌어들인 자금이 북한으로 넘어가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에 대한 위반이기 때문에 영업 중지 결정은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EGI 측은 북한 대사관에 매달 3만8000 유로(4940만 원)를 임대료로 지급했으나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불거진 2017년 4월 이후 임대료 지급을 중단한 만큼 제재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북한 소유 해외공관이 외교 또는 영사 활동 이외 목적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시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321호가 위반됐음을 지적했다. 이 결의는 지난 2016년 11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됐다.
시티 호스텔은 지난 2007년부터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여러 명이 함께 쓰는 방의 경우 하루 숙박비가 17유로로 저렴해 젊은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북한 대사관은 지난 2018년 2월 EGI 측에 임대차 계약을 취소하고 퇴거 명령을 신청했다. 같은해 11월 베를린 당국의 영업 중단 처분에도 시티 호스텔은 계속 영업을 이어갔다.
독일 외교당국은 지난해 8월 미국의소리(VOA)에 "북한이 퇴거 명령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집행하려면 북한이 '재판 비용'을 내야 하는데 내지 않아 진전이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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