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국무회의 의결
대검 '전담부서 유지' 의견 냈지만 거의 반영 안 돼
중앙 반부패수사3부·서부 식품의약전담조사부만 변경 존치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추미애 호(號) 법무부가 '검찰 힘빼기'의 일환으로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줄이는 내용의 직제개편을 밀어 붙이기로 했다.
법무부는 21일 이같은 검찰 직제개편 방안을 담은 대통령령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28일 공포·시행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번 직제개편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법령이 제·개정됨에 따라 직접수사부서 축소·조정과 형사·공판부 확대가 불가피하여 추진된 것"이라며 "인권과 민생 중심의 검찰로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뉴스핌 DB] |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 직제개편의 핵심은 검찰 직접수사를 줄이는 대신 형사부와 공판부를 강화하는 취지다. 이에 따라 검찰 내 최대 수사 조직인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수사 부서들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기존 4곳에서 2곳으로 축소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등 수사를 벌였던 반부패수사3부는 기존 형사부로 전환하고자 했으나 검찰 내부 반발을 고려해 공직범죄수사부로 남기기로 했다. 반부패수사4부는 기존 계획대로 공판부로 전환해 산하에 현재 '사법농단' 공판 등 특별공판팀 2곳을 편성, 특별공판부로 운영될 방침이다.
전문 사건에 대한 주요 전담수사부서들도 절반 가량 몸집을 줄인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와 과학기술범죄수사부는 형사부로 전환된다. 대신 조세사건은 서울북부지검, 과학기술사건은 동부지검을 중점청으로 지정해 형사부 중 한 곳을 전담 수서부서로 변경한 뒤 관련 사건을 맡도록 했다.
비직제 수사단으로 '저승사자'라 불리며 각종 금융·증권 사건을 수사했던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도 폐지된다.
법무부는 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도 형사부로 전환하겠다는 의견을 내놨으나 식품의약형사부로 이름을 바꿔 부서를 유지하기로 했다.
공공수사부는 기존 11개청 13개부에서 7개청 8개부로 축소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와 서울남부·의정부·울산·창원 등 4개청 5개 공공수사부는 형사부로 전환해 공공수사뿐 아니라 일반 형사사건을 처리하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부 2곳은 그대로 유지되고 인천·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7개청은 권역별 거점청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외사부도 인천·부산지검 등 2개청 2개부만 유지하기로 했다. 공항·항만 소재지로 외사 사건이 많은 곳만 부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는 형사부로 전환된다.
서울중앙지검 총무부도 폐지되고 공판부로 전환된다. 기존 기획업무는 총무과로 이관된다.
법무부 측 관계자는 "향후 공수처 설치 및 수사권 조정 법안의 하위 법령을 포함한 관련 법령 제·개정 등 후속조치에 따라 형사·공판부 보강 등 추가 직제 개편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검찰 직접수사가 축소됨에 따라 반부패범죄 등에 대한 국가적 대응역량이 감소하지 않도록 경찰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해 대검찰청은 "사건 처리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전담수사부서는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의견은 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 변경 유지 외에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직제개편은 일선 검찰청 상황과 조만간 있을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맞물려 시행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오는 23일 검찰 차장·부장검사 등 인사와 평검사 인사를 단행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급인 대검 차장·부장검사들이 전면 '물갈이' 된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그 아래 대검 과장급 검사들을 그대로 유지시켜달라는 취지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