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카카오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최근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하면서 묘한 기류를 형성했다.
21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을 1%가량 매입했다. 21일 현재 한진칼 시가총액이 2조43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총 매입액은 약 250억원 정도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지난달 5일 카카오와 대한항공이 고객 가치 혁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대한항공 하은용 부사장,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 카카오 배재현 부사장. [제공=카카오] 2019.12.05 swiss2pac@newspim.com |
논란의 중심에 선 카카오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가 지난 12월초 대한한공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면서 "MOU 체결 이후 한진그룹과 전사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일부 지분투자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백기사 역할이나,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며 "비즈니스 목적의 투자 성격으로 봐달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와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5일 플랫폼, 멤버십,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디지털 전환 등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한진그룹은 보도자료 배포에서 "이번 양사의 협약은 기존 방식을 탈피하고, 정보기술(IT),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당시 협약을 조원태 회장이 주도하면서, 카카오가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회장편에 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협약이 계속되기 위해선, 조 회장의 경영권 유지가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지분율 28.94%)이다.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등이다. 이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17.29%, 미국 델타항공 10.0%, 반도건설 8.28% 순으로 2~4대 주주를 형성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차가 크지 않고, 2~4대 주주 등의 우군확보에 따라 경영권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1% 지분은 경우에 따라 남매 경영권 분쟁에 '스윙보트(Swing Vote)'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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