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조현아 협공에 학위 취소 악재 겹쳐 진퇴양난
우호 세력 확보와 집안 단속 등 대책 마련 나설듯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경영권 유지에 비상이 걸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다른 세력과 결탁해 협공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본인의 대학 학사 학위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코너에 몰린 조 회장이 경영권 사수를 위해 내놓을 대응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 "인하대 학사 학위 취소 처분 정당"...학사 박탈 위기 놓인 조원태
16일 재계,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조 회장의 인하대 학사학위 취소 처분에 대해 인하대 법인 정석인하학원이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원고 청구 기각을 결정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조원태 한진 회장 [사진=뉴스핌DB] 2020.01.15 iamkym@newspim.com |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8년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1998년 인하대 3학년으로 편입학한 조 회장의 졸업 요건이 충족되지 못한 점을 근거로 학사학위 취소를 통보했다. 정석인하학원은 이에 불복해 지난해 1월 행정심판을 제기했지만 이번에 기각된 것이다.
정석인하학원은 이번 행정심판 기각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따라서 조 회장의 최종 학위 취소 여부는 행정소송 결과를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기각 결정 자체로 조 회장은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조 회장은 인하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석사(MBA)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학위가 취소된다면 조 회장의 최종학력은 '고졸'이 된다.
3월 주주총회를 앞둔 조 회장으로서는 심각한 악재를 만난 셈이다. 자신의 리더십을 증명해도 모자랄 때 오히려 더 큰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 '3자 회동' 조현아, 공세 수위 높일까
조 전 부사장이 최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와 반도건설 관계자들과 3자 회동을 벌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이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조 회장을 협공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조 회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적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조 전 부사장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이 누구와 언제 만났는지 세세하게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계속 관계자들을 만나며 협의 중인 것은 맞다"며 조 전 부사장의 활발한 움직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6.49%다. 여기에 KCGI 17.29%, 반도건설 8.28%이 조 전 부사장 편에 선다면 총 31.98%의 지분을 갖게 된다.
반면 조 회장은 자신의 지분 6.52%에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특수관계인 4.15%,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지분 10%를 합쳐도 32%대에 불과하다. 간신히 조 전 부사장 측을 앞선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한진칼 지분구조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2020.01.15 iamkym@newspim.com |
주총에서 안건 통과를 위해 40% 가까운 지분을 확보해야하는 점을 가정하면 4.11%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 등 다른 주주들의 결정에 따라 결과는 쉽게 뒤집힐 수 있다.
3월 주총 전까지 주주간 이합집산이 활발히 이뤄질 수밖에 없는 형국에서 조 회장의 학위와 관련한 이번 악재는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쟁자로 분류되는 조 전 부사장 역시 이번 계기로 조 회장에 대한 물밑 공세를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엎친 데 덮친 격' 조원태, 경영권 방어 가능할까
잇따른 악재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조 회장도 경영권 방어 대책 마련에 더욱 고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회장은 최근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주요 주주들과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국인, 소액 주주 등을 설득할만한 지배구조 개선책 등 미래 전략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집안 단속'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의 협공 움직임이 관측된 만큼, 이 부분이 경영권 사수의 핵심 과제로 더욱 부각됐다.
다만 깊어질대로 깊어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는 조 전 부사장 등 가족들을 회유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선 힘을 모아 경영권을 지켜낸 뒤,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에게 분할 경영을 제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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