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아프리카계 미국인 10명 중 8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인종주의자로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WP/입소스(Ipsos)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도했다.
여론조사에서 흑인 10명 중 8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주의자이며 인종주의를 미국에서 더 큰 문제로 만들었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9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흑인 65%는 미국 흑인들에게 지금이 좋지 않은 시기라고 밝혔으며 77%는 현재가 백인들에게 좋은 시기이며 흑인이 직면한 차별을 백인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텍사스 어빙의 초등학교 교사인 커티 테이트(40)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그의 동료들과 그와 그의 학생들이 매일 직면한 인종 문제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테이트는 "흑인으로서 당신은 항상 모든 인종주의를 봐 왔지만, 백인들은 내 상황이 어떤지 이해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이런 경험을 하며 살아가지 않고 이런 동네에서 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저지에서 3명의 자녀를 키우는 프랜신 카트라이트(44)는 "내가 백인 여성과 같은 방에 있다면 나는 그중 50%는 트럼프를 뽑았다는 것과 그들이 그의 생각을 믿는다는 것을 안다"면서 "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당신은 나를 어떻게 보나? 내 인간성은 당신에게 무엇인가?'라는 생각은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한 이후 꾸준한 경제 성장과 흑인의 낮은 실업률에 관해 이야기 해왔다. 몇 달 전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지난 2년 반 동안 흑인에게 한 것들을 다른 대통령은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에 참여한 흑인 77%는 흑인의 5.5% 실업률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조금 기여했거나 거의 기여하지 않았다고 여겼다. 20%의 응답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판단했다.
응답자 중 다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흑인 실업률 하락에 더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16.8%까지 올랐던 흑인의 실업률은 7.5%까지 내려갔다.
응답자들은 자신의 재정 상태의 개선이 자신의 노력에 따른 것이며 대통령이 기여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이셀 스미스(77)는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의 실업률과 관련해 뭔가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항상 가난한 노동자였고 그것이 그저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흑인 응답자 중 54%는 자신의 재정 상태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으며 19%는 개선됐다고 전했다. 26%의 응답자는 오히려 재정 상태가 악화했다고 밝혔다. 56%의 흑인들은 미국 경제가 '그다지 좋지 않다'라거나 '가난하다'고 응답했다.
16%의 흑인 응답자는 오늘날 미국에서 태어난 흑인 아이들이 '괜찮은 생활 수준을 달성할 좋은 기회'를 가졌다고 판단했으며 75%는 백인 아이들이 그러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10명 중 8명은 미국 경찰이 모든 인종을 평등하게 대우한다고 보지 않았으며 10명 중 7명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경찰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8일 진행됐으며 1088명의 흑인 성인이 참여했다. 표본오차는 ±3.5%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