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아델·드레이크 등 톱스타 이용해 사기행각
법원 "아직까지 피해 회복 안돼…출석 요구하자 해외 도피"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가수 방탄소년단(BTS) 해외공연 티켓 판매사업을 빌미로 투자금을 가로챈 공연기획자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가수들의 내한공연을 추진한다고도 속여 수천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서울북부지법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서 공연 기획 및 행사 대행, 티켓 예매, 판매 대행업을 하는 김모(34)씨는 지난 2018년 5월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박모씨를 만났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 2019.04.17 kilroy023@newspim.com |
김씨는 "이베이 코리아가 방탄소년단 해외공연 티켓을 독점 판매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며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이베이 코리아를 연결해 줄 수 있는 에이전시를 알고 있어 여기에 투자하려 한다"고 박씨를 꼬드겼다.
하지만 김씨는 다른 채권자들로부터 모두 7억원이 넘는 빚 독촉을 받는 상황이었다. 김씨는 이베이 코리아의 방탄소년단 공연 티켓 판매사업 성사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음에도 빚을 갚는데 사용하기 위해 박씨를 속인 것이었다.
김씨의 말에 속아 넘어간 박씨는 결국 김씨에게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김씨는 박씨에게 원금과 함께 총 5500만원을 더 얹어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김씨는 앞서 지난 2018년 4월쯤에는 서울 강서구 이모씨가 운영하는 공연·행사 기획사 사무실에서 "아델과 드레이크 등 해외 유명 가수 내한공연을 추진하고 있는데 가계약금 용도로 돈이 필요하다"고 속여 6000만원의 투자금을 가로챘다.
결국 김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송유림 판사는 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공연기획사의 사업 전망을 과대평가해 자신의 재정 상황을 숨긴 채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가로채고 이를 기존 채무를 돌려막는 데 사용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각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같은 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피해자 박씨에게 피해액 중 1000만원 가량을 갚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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