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상승시, 우리나라 금융시장 긍정적
위안화 절하 요인…원화에도 연동될 수 있어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중국이 유동성 확대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원화는 소폭 절하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6일부터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대형금융기관 기준 지준율은 12.5%가 된다. 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인하가 '전면적인 조치'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중국은 3차례 지준율을 인하했다.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로 8000억위안(약 130조원) 가량의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중국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그만큼 증시와 실물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시중은행의 예대마진을 당국이 제시해 수익성을 보장해 주는 한편 높은 지준율을 유지해 왔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1.01 chk@newspim.com |
중국이 연내 추가로 지준율을 인하할 것이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일정수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올해 중국이 성장률 6.0%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2~3차례 이상 지준율을 더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소장은 "2020년은 중국이 소강사회(풍요로운 사회)를 완성하는 해이자, 2010년에 비해 국내총생산(GDP)을 두 배로 늘리는 해"라며 "금리를 인하할 경우 부동산 가격이 오를 우려가 있어서 중국은 금리 대신 지준율 인하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중국의 지준율 인하로 중국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한승철 한은 시장총괄팀장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6% 경제성장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있는데, 연초부터 통화정책을 이용해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중국 증시를 비롯해 신흥국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자료를 통해 올해 중국경제가 대외 불확실성 지속과 내수부진 등으로 지난해(6.1% 내외)보다 낮은 5.9%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중국 경제정책은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가 달러/원 환율에는 약간이나마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유동성을 풀다 보니 환율 측면에서는 위안화 강세를 완화하는 요인"이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약간 더 완화적인 입장을 고려할 수 있는데다, 위안화와 연동해 원화도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중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우리나라 증시에서도 소폭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 우리 경제나 금융시장에는 일단 긍정적인 이슈"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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