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에 감산 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러시아 에너지장관의 발언에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23일(현지시간) 브렌트유 2월물은 25센트(0.4%) 하락한 66.39달러에 마쳤으며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8센트(0.1%) 오른 60.52달러에 거래됐다.
이달 초 OPEC과 러시아 주도의 산유국들은 내년 3월까지 감산 규모를 현재의 일 120만배럴에서 170만배럴로 50만배럴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날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 장관은 OPEC+이 오는 3월 회의에서 생산량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박 장관은 현지 TV 방송 RBC와의 인터뷰에서 "쿼터의 점진적 완화와 거래 지속을 포함한 어떠한 선택도 고려할 수 있다"며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비 OPEC 국가들의 글로벌 공급은 미국과 브라질 노르웨이, 가이아나 등 각국의 생산량 증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웨이트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중립 지역에서 원유 생산이 재개되면서 생산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쿠웨이트는 중립지역을 놓고 사우디와 벌여온 오랜 논쟁이 올해 말 해결될 것임을 시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4년 전 카프지와 와프라 등 공동 운영중이던 유전 지대에서 하루 평균 50만배럴(bpd)의 원유 생산을 중단했다. 이는 전세계 원유 공급의 0.5% 수준으로 해당 지역의 생산이 재개될 경우 일 평균 50만배럴의 원유가 새롭게 공급된다.
완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와 쿠웨이트의 국경에서의 생산 재개 협상에서 비롯된 지난주 금요일 하락 이후에도 유가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유가의 단기 강세가 힘을 잃을 수 있으나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각각 60달러와 65달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 1월 초 유가가 지지되는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는 지난 13일 미국과 중국이 수개월 간의 협상 끝에 이른바 1단게 무역협상에 합의하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에 매우 이른 시일 내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수가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23일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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