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관료들이 최근 금융 전문가들과 접촉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시아 증시 상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아람코 관료들이 내년 일본이나 중국의 증시 공모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당초 사우디 관료들은 미국이나 영국 증시 상장을 검토했으나 끝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유전에 위치한 아람코의 석유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사우디의 이같은 움직임은 외국 자금 확보를 겨냥한 것이다.
아람코는 11일 사우디 국내 타다울 증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총 256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아람코는 지난주 공모가를 바탕으로 1조7000억달러의 기업가치가 평가됐다. 반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은 저조했다. 기관투자자의 청약 대금 규모는 1060억달러에 달했지만 자금 출처는 사우디 국내와 중동 지역 투자자들에 집중된 모습을 보였다.
10일 IPO 주간사의 성명에 따르면 국외 기관투자자의 청약 대금은 전체의 23%인 39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이 중에서도 사우디 우방인 아부다비와 쿠웨이트 기관투자자들이 25억달러를 차지하고 있어, 양국을 제외한 국외기관투자자들의 공모액은 15억달러에 불과하다.
사우디 정부의 아람코 IPO 상장 목적 중 하나는 공공투자펀드(PIF)의 자금 마련이다. 그러나 외국 자본을 거의 끌어들이지 못하면서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즉, 아람코를 국제 거래소에 상장시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추진하는 '비전 2030'의 실탄을 마련하고자 하는 셈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국부펀드인 PIF를 활용해 비석유 산업인 IT, 신재생에너지 및 문화 등 다양한 분야 등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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