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보험과 시너지 가능…리딩금융그룹 재도약 기회
2조~3조원 매각가 변수…'실탄 장전' KB금융 자금력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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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를 두고 KB금융지주가 적극 검토에 나섰다. 생명보험사 인수 기회를 엿보던 KB금융이었던만큼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게 내부 중론이다. 핵심 변수인 매각가를 감안하더라도 KB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사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현재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검토중이다.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미국 푸르덴셜이 최근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착수하자 검토에 착수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생보사 중 관심있게 봤던 매물이었다. 어떤 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전달해오면 인수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푸르덴셜생명, RBC비율 505.1% 업계 최고 2019.11.28 0I087094891@newspim.com |
KB금융은 일찌감치 생보사 인수 의지를 피력해왔다. 계열사중 KB생명만 업계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보니 경쟁력 강화가 과제로 꼽혀왔다. KB생명은 규모가 작고 방카슈랑스 위주로 영업하고 있다보니 자체 성장보다는 인수·합병(M&A)이 필요했다.
지난 6월 기준 KB생명보험의 자산규모는 10조211억원으로 24개 생보사 중 17위다. 업계 11위인 푸르덴셜생명(20조1937억원)과 합치면 30조2148억원으로 덩치를 키울 수 있다. 생보업계 내에서도 10원권 안에 든다.
사업적인 시너지도 있다. KB생명보험의 전속설계사 규모는 40여명에 불과해 방카슈랑스 위주로 영업한다. 반면 푸르덴셜생명은 방카슈랑스나 독립판매대리점(GA)이 아닌 2000여명의 전속설계사 채널이 있다. 영업채널이 겹치지 않아 각 사 장점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 통합 과정에서 조직 개편 등 진통도 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KB금융은 리딩금융그룹 경쟁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KB금융은 2017년 이후 지켜오던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 뺐겼다. 신한금융이 자산규모 33조7338억원의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삼키면 자산과 영업이익에서 신한금융에 근접하게 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경쟁사가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부동신탁을 인수하면서 우리가 생보사를 보강해야 하지 않냐는 (시장의) 열망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전략적 M&A를 과감히 실행해 리딩금융그룹 입지를 굳히겠다"고 강조했었다.
◆ 매각가 3조 이상도 가능…KB금융 자금력 '강점'
관건은 푸르덴셜생명 몸값이다. 시장에선 최소 2조원이며 3조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재무구조는 물론 총 자산이익률(ROA) 등이 업계 최고 수준이어서 오렌지라이프보다 매각가가 더 높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푸르덴셜생명은 국내 생보사 가운데 순이익 톱5에 든다. ▲2013년 1836억원 ▲2014년 1856억원 ▲2015년 1259억원 ▲2016년 965억원 ▲2017년 1760억원 ▲2018년 164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20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영업이익률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올 상반기 생명보험 업계 평균 ROA와 영업이익률은 0.45%, 1.57%지만 푸르덴셜생명은 각각 1.1%, 6.9%다.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는 505%로 업계내 가장 높다. 보험업황이 악화일로인 가운데 최고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갖춘 셈이다.
이에 2조3000억원에 인수된 오렌지라이프보다 매각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분간 M&A 시장에 푸르덴셜생명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한 매물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몸값을 높이는 요인이다.
KB금융은 자금력이 풍부하다. 인수전에 뛰어들면 다른 금융지주사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출자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에 대한 지주사 출자총액을 지주사 별도 기준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은 126% 수준으로 6000억~7000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 발행, 자사주 규모, 배당 등을 감안하면 실제 M&A 투자여력은 최대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은 4조원에 가까운 출자여력을 갖고 있어 금융지주중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지만, 우선순위에선 다소 밀린다.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보험사 인수도 고려하고 있지만, 은행과의 시너지를 위해 증권사가 먼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고 업황이 좋지 않아 보험사 인수는 당장 우선순위는 아닐 것"이라며 "자본비율을 높이려고 하는데 보험사를 인수하면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 신한금융은 이미 오렌지라이프를 사들였고, 하나금융은 더케이손해보험 인수가 임박한 상황이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