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인도에서 지난주 발생한 집단 강간 사건에 대해 수백명의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시위대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를 비롯해 델리와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 등지에서 집회가 진행됐다. 이날 시위대는 '정의를 원한다'라고 쓰인 시위 팻말을 들고 나섰으며, 가해자들에 대한 즉각적 조치를 촉구했다.
[뉴델리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인도 뉴델리에서 지난주 발생한 집단 강간 및 살해 사건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자들이 '정의를 원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에서 4명의 남성으로부터 집단 강간 및 살해를 당한 20대 여성이 사채로 발견됐다. 2019.12.02 lovus23@newspim.com |
지난달 28일 새벽, 수의사로 일하던 26세 여성의 사체가 하이데라바드 남부 외곽의 찬탄팔리 마을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 여성을 집단 성폭행, 살해하고 나서 시신을 불태운 혐의로 모함마드 아리프를 포함한 20~26세 남성 4명을 체포했다.
경찰 조사와 CCTV 자료를 종합해보면 전날 밤 4명의 남성은 계획적으로 범죄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피해 여성의 스쿠터 타이어에 구멍을 낸 뒤 인근 화물트럭에서 대기하다가 도움을 주겠다며 여성에게 접근했다.
3명의 경찰관은 피해자 가족의 실종 신고에도 신속 대처를 하지 않아 정직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신고 접수 이후 6시간이 흘러서야 수색 작업에 착수했다. 인도 전국여성위원회(NCW)에 따르면 경찰은 피해자의 가족에게 피해자가 몰래 남성을 만난 것이 아니냐고 물었고 가족의 수색 요청을 무시했다.
NCW 소속 쉬야말라 쿤더는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해, "경찰이 즉시 대처했더라면 여성이 구조됐을 수 있다"며 "이제 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촉구할 수 있도록 가해자들에 대한 즉각적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델리 의회 앞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여성은 "내가 오늘 불에 타 살해당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받기 위해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인도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2년 버스에서 여학생을 대상으로 집단 강간 및 살해 사건이 벌어져 사회에 충격을 안겼고 집단 성폭행 최저 형량이 강화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성범죄 발생 건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인도 정부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3만2000건이 넘는 강간 사건이 발생했으며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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