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 전년말 대비 5.95%↑
신(新) 예대율 도입도 한몫…내년부터 가계대출 가중치 15%↑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총량을 거의 다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들은 연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04조2991억원으로 지난해 말(570조3635억원)과 비교해 5.9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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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이는 금융당국이 올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5%대로 제한 것을 감안하면 가계대출을 이미 6% 이상 늘린 은행은 속도조절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한 것은 부동산 시장이 호조세를 보인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가계가 주담대나 신용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요 시중은행은 현재 일부 주담대 상품 등의 취급을 중지한 상태다. 특히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인 '적격대출'도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적격대출은 최장 30년간 나눠 갚는 정책상품으로 인기가 높지만 올해 한도가 빠르게 소진됐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예대율(대출/예금 비율) 규제도 부담이다. 앞으로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조정한다.
은행들로선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려야 예대율 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해 4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2로 조사된 바 있어 대출시장에 '한파'를 예고한 바 있다.
대출행태 서베이는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인지 등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를 -100에서 100 사이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마이너스면 금리나 만기 연장 조건 등의 심사를 전분기보다 더 깐깐하게 하겠다는 곳이 많다는 뜻이다.
대출태도 지수 전망치는 올해 1분기 9, 2분기 11, 3분기 16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4분기 은행들이 대출 속도조절과 예대율 관리에 나설 것을 예고하며 2로 크게 떨어졌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