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제 FDA 시판 허가 획득·직판 계획 공개
AI 신약개발기업 100억원 투자·CMO 통합 법인 '팜테코' 설립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SK그룹이 제약바이오 산업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자체 개발 뇌전증 치료 신약과 SK케미칼의 제네릭 치매치료패치가 연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계는 최근 성과에 대해 최태원 회장의 지속적인 바이오 투자가 빛을 보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최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은 단순히 연구개발 성과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에 투자하고 의약품위탁생산기업(CMO) 통합 법인을 설립하는 등 제약·바이오 산업 영역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9.11.26 allzero@newspim.com |
◆ SK바이오팜·SK케미칼, 미국서 잇따라 낭보
최근 SK그룹 계열사의 의약품들이 잇따라 미국에서 낭보를 전해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FDA 시판 허가를 획득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개발부터 허가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국내 최초 사례라는 기록을 세웠다. 단독 개발에 이어 내년 2분기 미국 현지 출시 이후에는 협업 없이 직접 판매에 나선다. 앞서 지난 3월에는 SK바이오팜이 개발한 후 재즈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한 수면장애신약 '솔리암페톨'(제품명 수노시)이 FDA 판매 허가를 받는 쾌거를 이뤘다.
SK바이오팜의 호재에 이어 지난 27일 SK케미칼의 치매패치(제네릭) 'SID710'(리바스티그민)도 FDA 허가를 획득했다.
SID710은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 '엑셀론'의 제네릭으로 개발됐다. 제네릭은 신약으로 개발된 약의 특허기간이 만료된 후 같은 성분으로 다른 회사에서 생산된 약이다. SID710은 먹는 알약 치료제와 효과는 동등하면서 오심, 구토, 염증 등 부작용이 적고 위와 간에 부담이 적다. 현재 SID710은 19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 SK, 그룹 내 의약품 사업 지속적 투자…'이유 있는 선전'
SK 그룹내 의약품 사업의 선전은 최태원 회장의 지속적인 투자 덕분에 가능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엑스코프리 미국 판매 승인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엑스코프리 개발 과정은) 매일 매일이 힘들었다"라며 "최태원 SK 회장과 그룹의 장기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SK는 1993년부터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200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는 신약개발 조직을 직속으로 뒀다. 2011년 SK바이오팜, 2015년 원료의약품 회사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SK케미칼은 백신, 혈우병 치료제 등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맡고 백신 사업을 분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최 회장의 장녀가 SK바이오팜 전략실 선임 매니저로 입사하는 등 최 회장은 지속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해왔다.
◆ AI 신약개발·CMO 사업 확장까지…미래 역량 집중
신약개발 성과를 넘어 SK그룹은 미래 역량을 제약·바이오 산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SK는 지난 18일 인공지능(AI) 신약개발기업 스탠다임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신약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일본제약공업협회에 따르면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면 평균 10년 걸리던 신약개발 기간을 3~4년으로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 비용은 평균 1조2200억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투자로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의 기술 역량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 9월 SK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의약품위탁생산회사(CMO)를 통합 운영하는 법인 'SK팜테코'를 설립했다. SK팜테코는 SK바이오텍, 유럽의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앰팩(AMPAC)을 통합운영한다. 통합 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에서다.
의약품 생산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생산시설이 없는 신생 제약, 바이오 기업과 대형 제약사들까지 CMO를 찾고 있다. CMO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SK의 CMO 사업은 영업이익률이 연 20% 이상이다. 2025년까지 10조원으로 사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AI 투자나 SK팜테코 설립이 단기간 사업 성과와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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