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하면 맞서 싸우는 것 두렵지 않다"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원하고 있으나 이는 상호 존중과 평등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필요할 경우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이 1단계 합의에 대해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미디어그룹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주최한 뉴이코노미포럼에서 "우리는 상호 존중과 평등을 기반으로 한 1단계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그는 이어 "필요하다면 맞서 싸우겠지만 우리는 무역전쟁을 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면서 "우리는 이 무역전쟁을 시작하지 않았고, 이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개리 콘 전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 행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 등 전직 미국 고위 관료들이 다수 참석해, 시 주석의 발언이 더욱 중대한 의미를 시사했다.
미중 양국은 중국이 연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고, 미국은 지난달 15일 예정됐던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25→30%)을 보류하는 선에서 1단계 합의를 타결한다는 목표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양측이 요구 내용을 확대하고 있어 연내 최종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중국은 세부협상 과정에서 기존 합의와 다르게 미국이 기존에 부과했던 모든 관세와 부과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2500억달러 물량에 부과한 25% 관세뿐 아니라 지난 9월 1일 1120억달러 어치 수입품에 매긴 15%의 관세와 오는 12월 15일 계획하고 있는 관세 역시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역시 2단계 합의에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 지식재산권과 강제 기술이전 문제 등의 해결을 요구하며 판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중국 투자회사 프리마베라캐피털그룹의 프레드 후 창립자는 로이터 통신에 합의가 지연될수록 문제가 더욱 늘어난다며, "시간을 끌수록 홍콩 이슈 등 변수가 많아진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에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이 통과된 후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무역협상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측 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미국 측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베이징에 초청하며 고위급 대면협상을 제안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미국 측은 대면협상에 응할 용의가 있지만, 중국이 지식재산권과 강제 기술이전, 농산물 수입 등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않는 한 베이징까지 건너가기를 꺼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료들은 고위급 대면협상이 내주 미국 추수감사절 이전에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미국 측은 아직 날짜를 약속하지 않았다고 WSJ는 보도했다.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왼쪽부터),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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