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추진중인 이른바 '스몰딜'의 판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관세 철회에 대해 중국 측의 통 큰 양보를 요구, 당초 1단계 무역 합의에서 제외됐던 통상 시스템 관련 쟁점이 협상 테이블에서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때문에 양국의 부분적인 무역 딜이 연내 타결되기 어렵다는 것이 소식통의 얘기다.
관측이 맞아떨어질 경우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156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가 강행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관세 철회를 고집하는 중국에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 시스템과 관련한 양보를 요구하면서 1단계 무역 협상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0~11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회동한 양국 협상 팀은 통상 시스템과 관련된 구조적 쟁점을 제쳐두고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대규모 수입과 지난달 15일로 예정됐던 관세 인상 보류를 골자로 한 부분적인 딜에 먼저 합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미국은 25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0%로 인상하기로 했지만 이를 보류하고,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로 미국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한 것.
하지만 중국이 농산물 수입 규모를 시장 수급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주장하는 한편 12월로 예정된 추가 관세 및 기존 관세의 단계적 철회를 요구하자 미국 역시 보다 과감한 양보를 주문하고 나섰다.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 확대, 지적재산권 보호 및 이를 강제 이행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 등 스몰딜이 아닌 포괄적인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통상 시스템을 둘러싼 이견은 앞서 협상을 좌초 위기로 몰아갔던 결정적인 걸림돌이다. 때문에 1단계 무역 협상의 판이 커지면서 연내 합의 도출이 불발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또 연내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15일 1560억달러 수입품에 대한 15% 관세가 강행될 여지가 높다. 이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정책자들이 가능성을 제시한 부분이다.
워싱턴의 공화당계 정책 연구 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중국 전문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철회를 요구하는 중국에게서 보다 큰 딜을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며 "스몰딜이 아닌 빅딜로 방향을 전환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정책 자문을 제공하는 시저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철회 여부는 전적으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의 득실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백악관 자문관들은 10월 관세 인상을 보류한 대신 중국의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데서 1단계 합의를 마무리하자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기존 관세의 철회 없이 1단계 무역 합의는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필두로 정책자들이 스몰딜 타결 이후 지적재산권과 IT 기술 강제 이전 등 첨예한 쟁점에 대한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협상에 관여하는 소식통은 블룸버그와 익명의 인터뷰를 통해 "매우 아슬아슬한 상태"라며 "모 아니면 도"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브라질 방문이 올해 마지막 해외 일정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무역 합의문 서명을 위해 외국 여행 계획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