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관세 인상을 경고했다.
중국이 1단계 무역 협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관세를 올리겠다는 얘기다. 반면 중국은 합의안에 관세 철회가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어 스몰딜 타결의 불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뉴스핌] 황숙혜 기자 =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9. 11. 19. |
19일(현지시각)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중국과 무역 전면전을 종료하기 위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협상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 원하는 딜에 합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관세를 현 수준에서 더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딜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미국 협상 팀과 기존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중국의 바람일 뿐 어떤 내용도 합의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지난주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관세의 철회 여부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중국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세를 상당폭 인상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발언 역시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내달 15일로 예정된 156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를 보류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관세 역시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뜻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12월15일까지 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관세를 강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른바 스몰딜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예고한 관세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 대한 경고가 더 이상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여지가 높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매파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과 중국 협상 팀은 지난달 10~11일 워싱턴에서 담판을 갖고 1단계 무역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후 한 달 이상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로 미 농산물을 수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중국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또 구체적인 수입 규모를 합의문에 명시해야 한다는 미국 측의 주장과 달리 중국은 강력하게 반기를 들고 있다. 농산물 수입은 시장의 수급에 따라 결정돼야 하며, 전면전이 재점화 될 경우 언제든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농산물 거래와 관세 철회를 놓고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NEC 위원장을 포함한 미국 정책자들은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거듭 밝히고 있지만 최종 타결에 대한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칠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합의문 서명을 위한 양국 정상의 회동 장소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최근 커들로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신 고위 정책자들이 만나 서명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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