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김은빈 기자 =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LINE)과 소프트뱅크 산하 야후재팬이 18일 경영통합을 정식 발표했다. 양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중국의 거대 플랫폼 기업에 맞서 일본과 아시아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인공지능(AI)기술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와 함께 구체적인 비전을 밝혔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좌)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우) [사진=네이버(좌)·로이터] 2019.11.18 kebjun@newspim.com |
야후재팬 운영사 Z홀딩스의 가와베 겐타로(川辺健太郎) 사장과 이데자와 다케시(出沢剛) 라인 사장은 이날 오후 5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생방송됐다. 두 사람은 각각 서로의 회사를 상징하는 빨간색 넥타이(야후)와 초록색 넥타이(라인)을 나눠매며 대등한 관계임을 강조했다.
가와베 사장은 회견에서 "통합 목표는 일본과 아시아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며 양사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던 2가지 위기감이 경영 통합을 결단한 이유라고 밝혔다.
첫번째 위기감은 미국과 중국의 거대 플랫폼 기업이다. 가와베 사장은 "우수한 인재와 자금, 데이터 등 모든 것이 힘이 강한 쪽으로 집약하는 승자 독식의 비즈니스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강자와 그 외의 기업의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며 "야후재팬과 라인이 합해도 미국과 중국의 거대 플랫폼 기업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차이가 확대되면 인터넷 기업 뿐만 아니라 장래적으로 모든 산업이 디지털화된다는 점에서 국력, 어떤 의미로는 문화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위기감은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남았음에도 양사 모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와베 사장은 "일본은 인구문제를 맞이하고 있고 가장 큰 것은 노동력 감소인데 이는 IT를 통해 해결할 여지가 많지만 우리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야후재팬과 라인이 결합하면 보다 더 많은 공헌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경영통합을 발표하는 야후재팬과 라인.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방송 캡처] 2019.11.18 goldendog@newspim.com |
이어 양사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양사는 앞으로 △일본 거주자들에게 최고의 유저체험을 제공해 사회 과제를 해결하고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에서도 최고의 유저체험을 제공하며, 최종적으로는 △일본과 아시아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AI기술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양사는 통합을 통한 시너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야후재팬은 6743만명, 300만개 기업을 이용자로 확보하고 있으며, 라인은 8200만명, 350만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가와베 사장은 "이러한 이용자 기반을 공유해 금융 사업 확대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디어, 광고, 콘텐츠, 이커머스, 핀테크, AI 등의 서비스 시너지는 물론, 소프트뱅크, 와이(Y)모바일, 모네트(MONET), 디디추싱 등 각 그룹 내 회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재 통합에 따른 시너지도 강조했다. 양사는 합계로 약 2만명의 사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수천명에 이르는 크리에이터, 데이터사이언티스트, 디자이너를 보유하고 있다. 이데자와 사장은 "이들 인재들이 통합 회사의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회사는 AI를 중심으로 연간 1000억엔 이상을 투자해 나갈 계획이며, 투자 영역은 미디어, 콘텐츠, 핀테크, 광고, 이커머스, 커뮤니케이션 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방식은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50%씩 출자한 조인트벤처가 Z홀딩스의 최대 주주가 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Z홀딩스에는 조인트벤처가 65%, 일반 주주가 35%를 출자한다. 야후재팬과 라인은 Z홀딩스의 100% 자회사가 된다. Z홀딩스 사장은 가와베 사장이 맡기로 했다.
향후 일정은 오늘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연말 최종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각종 심사 및 신청 절차를 거쳐 2020년 10월 경영통합을 완료할 예정이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