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식 불출마 선언
"정치 경험 풍부한 중진의원 용퇴는 훌륭한 일"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 한국당 의원으로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 내 정치 선배들이 나서준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진의원들의 동참과 한국당의 쇄신을 촉구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불출마 결심과 앞으로 한국당의 노력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부족하거나 국회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강행 처리 같은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의원직을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한국당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국회와 당에 불행한 상황이 생긴다면 사퇴까지도 결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유민봉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유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한국당에 필요한 것은 내가 당선되어 당에 한 석을 더하는 것보다 내가 희생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어 지지율을 0.1%라도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것이 당을 위하는 길"이라며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체성인 헌법가치를 지키는 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은 비례 초선의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저보다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정치력이 큰 선배들이 나서준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내가 연 작은 틈새가 당의 쇄신과 혁신으로 통하는 큰 길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쇄신에 가장 방해가 되는 건, (쇄신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는데 계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크다"라며 "비유하자면 큰 호수에 돌 하나를 던지는 정도로는 의원들이 쇄신에 앞장서는 것에 머뭇 거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당 지도부가 어느정도 (쇄신의) 큰 물줄기를 틀기 위해 옆에서 살짝만 밀어준다면 (쇄신과 혁신에) 동참할 의원은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외연확장과 중도 개혁층 흡수를 위해 직접 나서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불출마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 별도의 교감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나경원 원내대표에게는 지난주, 황교안 대표에게는 지난 월요일에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황 대표가 불출마를 종용한 것이냐는 얘기에는 "누구 입에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상상력의 끝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태흠 의원의 '영남·강남 3선이상 중진의원 용퇴론'에 대해서는 "다선 의원들에 대해서 용퇴해야 한다든지 그런 발언을 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나는 내 판단으로 결정한 것이고 그분들이 쇄신을 위해 자발적으로 동참하면 훌륭한 결단이라 생각한다"고 입장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모두 가진 것을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다음 총선에 불출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낸 그는 탄핵을 당한 정권의 핵심 참모로서 일한 것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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