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지자체 243곳·공공기관 307곳 정보공개 청구 자료 분석
광역지자체 중 경상북도, 서울은 서초구 지출 가장 많아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지난 5년간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언론사와 민간단체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광고비·홍보비 명목으로 지출한 예산이 93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지자체 243곳·공공기관 307곳이 지난 2014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언론사와 민간단체의 상을 받기 위해 지출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자체 121곳, 공공기관 91곳이 총 1145건의 상을 받았다. 이들 기관이 광고비나 홍보비 등 명목으로 언론사와 민간단체에 지출한 돈만 약 93억원이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돈 주고, 상 받는 실태 전수조사 ① 지방자치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04 iamkym@newspim.com |
지자체는 언론사에 41억8000만원, 민간단체에 7억6000만원을 각각 지출했다. 공공기관은 언론사에 22억3000만원, 민간단체에 21억4000만원을 각각 사용했다.
언론사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629건의 상을 주고 64억원, 민간단체는 545건의 상을 주고 29억원의 돈을 받았다. 상당수 지자체에서 자료를 축소 공개하거나 공개하지 않아 실제 금액은 훨씬 더 클 것이라는 게 경실련 관측이다.
경상북도의 경우 전체 지자체(광역·기초) 24곳 중 17곳이 120건의 상을 받고 14억원의 돈을 지출해 다른 지자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전라북도가 7억2000만원, 경기도 6억3000만원, 충청북도 5억4000만원, 강원도 4억원 등 순이었다. 울산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는 지출 금액이 없다고 답했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전체 7800만원 수준을 지출한 가운데 서초구가 19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지출을 기록했다. 강서구와 구로구가 1100만원을 사용해 그 뒤를 이었다. 중구, 용산구, 관악구 등 9개 구는 수상 관련 지출 금액이 '0원'이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수상 건수 및 지출 금액 [표=경실련] 2019.11.04 iamkym@newspim.com |
이 같은 수상이력은 지자체장들의 선거에 활용됐다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지난해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재선 이상 당선자 79명 중 62%에 이르는 49명이 선거 공보물에 수상 이력을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지자체장들은 개인 수상까지도 지자체 예산을 활용해 비용을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 관계자는 "많은 지자체가 상을 받기 위해 국민 세금을 지출하면서도 관련 규정조차 없었다"며 "지자체장은 받은 상을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일부 언론사는 시상식을 남발·독점하며 정부부처는 돈벌이에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권익위와 감사원이 모든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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