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병원 하중규 교수 "9~29세까지 성별 불문 예방백신 권해"
성교 이후 질 출혈·배뇨곤란·하지부종·체중감소 나타나면 의심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최근 자궁경부암 발생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자궁경부암 환자는 2014년 2041명에서 2018년 3370명으로 65.1% 증가했다. 이는 조사 대상인 5대암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수치다. 자궁경부암 치료법과 예방법을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하중규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하중규 교수 [사진=을지대병원] |
◆ 자궁경부암,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2차 감염으로 이어져
자궁경부암은 여성의 질과 연결돼 있는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뜻한다. 전 세계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 중 두번째로 흔할 정도로 많은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청소년기에는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 부위인 변형대(transformation zone)가 자궁경부의 외측으로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성인에 비해 자궁경부암 위험도가 매우 높다.
문제는 자궁경부암 초기에는 무증상에 가깝다는 것. 약간의 통증이 있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여성들이 일종의 생리통 정도로 간주하고 넘어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뚜렷한 증상은 성교 이후 경미한 질 출혈이다. 그러나 초기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보다는 이미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2차 감염이 동반되면 악취가 나고 배뇨곤란이나 혈뇨·직장 출혈·하지부종·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 수술이나 동시화학방사선요법으로 치료 가능
자궁경부암 1기에서 2기 초에는 수술이나 동시화학방사선요법이 모두 가능하다.
2기말 이후부터는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택해 시행한다. 연구결과 수술과 동시화학방사선요법의 생존률이 별반 다르지 않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보통 수술보다는 동시화학방사선요법을 택한다.
수술 방법으로는 개복술·복강경 수술·로봇수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흉터가 남지 않는 방식의 수술을 원하는 추세며 몸에 구멍을 하나만 뚫는 단일공 수술·구멍을 뚫지 않고 자연개구부인 질을 통한 수술도 진행하고 있다.
◆ 예방백신, 선택 아닌 필수
자궁경부암은 예방백신이 있는 유일한 암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은 50~60%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중에 떠도는 사망이나 장애를 유발한다는 부작용 논란이 실제 일어난 사건은 없으며 신고 사례 또한 일시적이거나 경미한 반응이 대부분이다.
하중규 교수는 "일반적으로 독감 백신을 맞았을 때 생기는 부작용과 동일하다"며 "만 9세부터 29세까지 성별을 불문하고 모두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어 "하지만 30세 이상 중년 여성에서도 새로이 감염되기도 하므로 늦게 맞았다고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전문의와 상담 후 45세까지는 접종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다.
현재 만 2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에서 자궁경부암 무료 검진이 이뤄지고 있다. 2년에 한 번 씩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시행하는데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또 첫 성 경험 나이를 늦추고 성 상대자수를 최소화하는 등 안전한 성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