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굿둑 단기개방 실험결과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부산 등 취수원 염분 침투 없어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바닷물과 민물이 섞인 낙동강 하굿둑 단기개방에 대한 실증실험에서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부산·경남·울산지역 생활용수, 농업·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취수(翠水)원에도 염분 침투가 없다는 실험결과다.
29일 정부를 비롯해 관계기관(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부산광역시, 한국수자원공사)이 공개한 '1, 2차 낙동강 하굿둑 단기개방 실증실험' 결과에 따르면 하굿둑 수문 1기를 38분간 부분 개방, 64만 톤의 바닷물을 유입시키는 1차 실험에서는 유입 염분이 하천의 최저층으로 가라앉는 등 상류로 침투하는 경향이 컸다.
이는 하천의 표층과 중층에 큰 염분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최저층은 고염분(5psu 내외)이 얇은 층(0.5∼1m)을 이뤄 하굿둑 상류로 이동한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실용염분단위인 psu는 바닷물 1㎏당 녹아있는 염분 총량의 g을 말한다.
환경부 등 5개 기관은 올해 6월 6일과 9월 17일 1, 2차 실험을 통해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단시간 개방한 바 있다. 수문 개방은 바닷물 유입 때 소금성분(염분)의 침투양상(이동거리, 농도변화), 수질, 지하수 등의 영향을 살피기 위한 실험에서다.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 실증실험 [출처=환경부] |
낙동강 하굿둑은 1987년 바닷물을 막아 농사부지를 확보하는 목적으로 부산 사하구, 낙동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류지점에 설치됐다. 하지만 환경단체가 생태계 생물다양성 감소 등을 주장하면서 수문개방을 요구해왔다.
하굿둑 개방 논의는 2015년부터 진행돼 왔다. 반면 인근 농민들은 수문개방에 따른 농경지 염분 침투를 우려해왔다.
2차 실험에서는 염분은 수치모형에서 예측한 하굿둑 상류 8∼9km(배경농도 대비 1psu 증가)와 유사하게 상류 8.8km(배경농도 대비 2psu 증가)까지 침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닷물 유입에 따른 하굿둑 주변 지역 지하수의 염분 변화에서는 1차와 마찬가지로 주변 지하수 관정에서 유의미한 염분 변화가 없다는 2차 결과를 내놨다.
그러면서도 5개 기관은 "단기간 염분 변화뿐만 아니라 장기 관측을 통해 수문개방에 따른 지하수 염분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하굿둑 주변 지형자료와 두 차례 실험을 통해 정교화한 염분침투 수치모형을 바탕으로 하굿둑 수문개방시 하천으로 유입된 염분의 지하수 및 토양으로 이동 가능성을 예측할 것"이라며 "농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개방시간·수준을 확대하는 등 한 차례 더 실증실험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하굿둑 수문 개방에 따른 영향을 보다 장기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취수원과 농업 피해가 없냐는 물음과 관련해 "1, 2차 실험은 하굿둑 상류 10km 이내로 염분이 유입되도록 설계해 상류 15km에 위치한 대저수문(부산 강서구, 경남 김해지역 농업용수 공급)과 상류 약 28km에 위치한 물금·매리·원동 취수원(부산·경남·울산지역 생활용수, 농업·공업용수 공급)에는 염분이 침투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간 해수유입으로 인한 하굿둑 인근 지역 지하수에 대한 염분침투 효과는 크지 않아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하굿둑 주변 지하수 관측정(52개소)을 통해 염분변화를 관측했고, 소수의 관정에서 염분상승이 관측됐으나 평상시 염분변화 범위 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2차 실험 염분분포(해수유입 45시간 이후, 9.19 07시 기준) [출처=환경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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