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정학적 긴장과 저조한 경제지표, 혼재된 기업 실적 등으로 인해 25일 세계 증시가 이틀 간의 상승흐름을 중단했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가 전날까지 이틀 간 소폭 상승했으나, 이날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0.3%, 독일 DAX 지수는 0.1%, 영국 FTSE 지수는 0.4% 각각 내리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맥주 제조업체인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가 실망스러운 분기 순익을 발표하고 우울한 전망을 내놓아 주가가 9% 급락하면서, 유럽증시의 식음료섹터 지수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부진한 경제지표도 이어져 세계경제의 건전성 우려를 심화시켰다. 독일 자동차와 금융부문 실업자가 증가해 소비자신뢰도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앞서 아시아증시는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중국 블루칩 지수는 각각 0.2% 및 0.6% 상승한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0.28% 하락했다.
미국 주가지수선물은 뉴욕증시의 보합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아마존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아마존은 치열해진 경쟁 속에 주문 다음날 배송 서비스에 따른 비용 증가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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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25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미국과 중국이 내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에 양 정상이 서명하기 전 준비 작업에 한창인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들며 강하게 비판해 협상 국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UBS글로벌자산관리의 파울라 폴리토는 "무역전쟁 등 지정학적 우려가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억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UBS의 최근 서베이에서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 비중이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로이터폴에서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가 동반 회복하기보다는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마리도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4일(현지시간) 퇴임 전 마지막 정책회의에서 후임자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게 "유로존 경기부양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ECB가 추가 경기부양 여지를 열어놓은 영향에 미달러 대비 1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던 유로도 보합을 기록 중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이 지속되면서 파운드는 미달러 대비 전날 기록한 0.5%의 내림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처음으로 브렉시트 시한인 이 달 31일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인정했지만, 12월에 조기총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U는 이날 브렉시트를 또 다시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 EU 관료는 브렉시트를 3개월 연기하는 방안과 '2단계'로 나눠서 연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상품시장에서는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다. 다만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을 뒤엎고 감소한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감산 동참국 OPEC+가 감산 규모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소식에 주간 기준으로는 큰 폭 상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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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1주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