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재추진 여부가 미궁 속으로 빠지는 분위기다.
행정안전부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보류를 권고하면서 지적했던 '시민 공감대 부족' 만회를 위해 서울시가 대대적인 소통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의 시민 소통계획이 본격적인 사업 재개로 보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시민 대토론회 이후 사업 단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으며 대토론회를 제외하곤 실제적인 사업 추진 의사를 찾기 어려워서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시정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0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새로운 광화문광장 시민 소통' 계획은 본격적인 사업 재추진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안부 지적대로 시민 소통을 더 활발히 하는데 촛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시민 대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사업계획을 구상하겠지만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는 18일 제1차 전문가 토론회를 시작으로 4차례의 전문가토론회, 박원순 시장의 광화문 주변 주민 소통 그리고 연말 시민 대토론회 개최와 같은 시민 소통 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이같은 시민 소통은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 추진계획에 대해 '지나치게 일방적'이란 비판과 함께 시민 공감대를 더많이 형성해야한다는 행정안전부의 지적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연기 선언을 하면서 행안부의 지적대로 시민 공감대 형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조감도 [자료=서울시] |
하지만 서울시의 이번 시민 소통계획은 일단 '소통'에서 머물 가능성이 크다. 시민 대토론회를 마친 내년 이후에는 아직 뚜렷한 계획이 없어서다. 시는 내년 이후에도 공감대가 부족하다면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대토론회를 12월로 못박아 둔 것은 그때까지 집중적으로 시민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는 뜻이지 12월 대토론회를 끝으로 사업 계획 수립에 착수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아직은 내년 이후 이렇다할 사업 추진 계획이 없으며 시민 대토론회 이후에도 공감대 형성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면 의견 수렴을 위한 토론회를 더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12월 시민 대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광화문 광장 개발 방향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내년 안에 광화문광장 설계계획 변경안을 내놓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추진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민선 최초 3선 서울시장인 박원순 시장의 위상과 정치적 입장을 감안할 때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계획을 간단하게 포기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가 없지만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다시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적도 없다.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시가 중단도 재개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을 만들어 시정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 사업인 만큼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도 연관돼 있어 적지 않은 이해관계가 있는 사업"이라며 "중단 또는 재개에 대해 서울시가 확실한 입장을 잡아줘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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