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에콰도르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유가보조금 폐지에 반발한 전국적인 시위로 주요 도시가 마비 상태에 이르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40년 동안 시행된 '삐뚤어진' 보조금은 경제를 왜곡했다. 에콰도르를 마비시키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또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혼란을 피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에콰도르 정부는 약 23억달러 규모 재정개혁안의 일환으로 유가보조금을 폐지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이날 시행했다.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디젤과 휘발유 가격은 각각 갤런당 1.03달러에서 2.27달러로, 1.85달러에서 2.30달러로 오르게됐다.
이에 에콰도르에서는 유가보조금 폐지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는 "패키지(개혁안)를 내려놓아라"는 구호를 외쳤다.
수도 퀴토와 태평양 연안 도시 과야킬에서 택시, 버스, 트럭 운전사들이 도로 봉쇄에 나섰고 버스 정류장도 폐쇄되는 등 주요 도시가 마비됐다.
또 퀴토에서는 복면을 쓴 시위대가 진압 경찰들에게 돌을 던져 경찰이 최루탄과 장갑차로 대응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세제 개혁과 유가보조금 폐지를 통해 연간 약 23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가보조금 폐지를 통한 지출 절감 규모는 연간 약 15억달러다.
정부는 36억달러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내년에는 10억달러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에콰도르 퀴토 시위 현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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