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북한이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일본의 군사전문가들이 "향후 추가 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SLBM일 경우 아직 실험단계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전문가들은 북한의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라면서 "SLBM일 경우 미국과 일본의 안전보장 상 큰 위협"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보다 탐지가 어려운 데다, 잠수함을 이용해 미국 본토까지 사정거리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이 북극성 계열의 SLBM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km, 거리는 약 450km로 탐지됐다. 일본 정부는 "일본으로서는 정보를 분석하고 있는 단계로 (SLBM으로) 단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1발로 추정된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방위상은 "최소 1발의 미사일이 발사돼 도중에 분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중 하나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사찰했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23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
미사일 기술 전문가 오즈 하지메(小都元) 씨는 NHK 취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비행거리가 짧아 신형 잠수함에서 발사됐는지, 이전 잠수함에서 발사됐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개발을 더욱 진행할 필요가 있어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 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항공자위대 장성 출신인 오다 구니오(織田邦男) 국가전략연구소 소장도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SLBM 개발의 일환일 경우 수면에서 사출된 후 점화하는 '콜드 론치' 기술을 확인하기 위함일 수 있다"며 "당분간은 (SLBM의) 실험단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오다 소장은 이어 "북한의 신형잠수함은 3000톤으로 보이지만 SLBM을 탑재하기 위해선 최저 5000톤급이 필요하다"며 "북한 잠수함은 형상을 봐도 중국이나 러시아의 전략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에 있는 특징이 없다"고 말했다. 아직 SLBM을 완성한 단계는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과 미국의 안보 위협이 상당히 올라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오다 소장은 "북한의 기술 발전을 부정할 수 없다"며 "SLBM은 고체연료로 발사하는데 이 기술은 육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에서도 사용되며, 액체 연료와 달리 사전 충전으로 즉시 발사할 수 있어 대처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또한 "북한이 5000톤급 이상의 잠수함을 갖게 될 경우엔 더욱 골치가 아프다"며 "북한의 근해는 얕기 때문에 대잠수함 전의 대처가 어렵진 않지만 SLBM 운용이 가능해지면 인근 국가에 미치는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다"고 했다.
오즈 씨도 "SLBM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보다 탐지가 어렵다"며 "태평양에서 잠수함을 전개할 경우 미국 본토를 노릴 수 있고, 일본해(동해의 일본명) 등 수심이 깊은 해역에서 전개할 경우 탐지가 어려워 미국과 일본에게 안보 상 큰 위협"이라 지적했다.
현재 같은 상황이 진행될 경우 남북통일이 진행되면 일본에게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과 북한의 기술이 합쳐지기 때문이다.
오다 소장은 "한국은 이미 대형잠수함이 있는데 여기에 북한 단거리 핵탄두미사일이 탑재된다면 그 타겟은 일본"이라며 "북한에 경도된 문재인 정권을 특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UN) 안보리 결의의 틀에서 비판하고 있다"며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나라로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북한의 위협을 더욱 호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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