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일각선 "대통령께 무례 범한 것" 비판 목소리도
대검 "상당기간 동안 마련하고 추진해온 내용"
'검찰개혁 주도권+조 장관 수사 명분' 잡기 해석도
[서울=뉴스핌] 김연순, 이보람, 김선엽 기자 = 대검찰청이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라"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 하루 만에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검찰개혁안의 성격을 놓고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선 이런 저런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께 무례를 범한 것"이라는 여당 일각의 극단적인 평가부터 '검찰 개혁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해석까지 다앙하다.
대검찰청은 1일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 외 특수부 폐지 △파견검사 전원 복귀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 중단 조치 등 구체적 개혁방안 마련에 앞서 시행 가능한 자체 개혁방안을 우선 실행한다고 밝혔다.
대검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는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라는 대통령 말씀에 따라 인권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게 검찰 개혁안을 서둘러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린 지 하루 만이다.
하지만 여당 일각에선 이번 검찰의 자체 개혁안에 '날림'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지시한 것에 대해 이런 저런 의견 수렴하고 제대로 된 보고를 하겠습니다'라는 입장이 오늘 나왔어야 하는데 이렇게 바로 내놓은 것은 또 다시 대통령께 무례를 범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일부 의원은 주무부처이자 상급기관인 법무부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개혁안을 발표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천=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29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9.09.25 alwaysame@newspim.com |
이와 관련해 대검은 이번 개혁안이 졸속이 아니라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날 발표된 개혁방안은 검찰에서 상당기간 동안 마련하고 추진해 온 내용"이라며 "검찰총장은 인사청문회 단계, 그리고 취임 이후에도 내부적으로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는 방침이 있었고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대검 관계자는 "법무부와 제도적으로 협력해야 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오늘 (검찰개혁안을) 법무부에 사전에 전달했다"고도 했다. 청와대와 검찰의 대립구도에서 이번 검찰개혁안을 보는 시각에 우려를 표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검찰이 조 장관 수사 국면에서 분출된 국민의 검찰 개혁 요구에 응하고 검찰개혁 작업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개혁 저항세력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조 장관 수사의 명분도 잃지 않겠다는 행보란 해석이다.
대검은 이번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인권보장을 최우선에 두고 검찰권 행사 방식과 수사 관행을 점검·개선하겠다"면서 문 대통령 지시사항에 적극 화답하는 태도도 취했다. 청와대 역시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검찰 개혁 방안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조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후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윤 총장에게 검찰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직접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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