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보다 치사율 낮아 전염수단 역할
울타리·방조망 설치해 야생동물 차단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치사율 100%'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도 북부지역에 이어 인천시 강화군까지 확산되면서 방역당국이 초비상이다. 추가적인 확산을 막는 게 시급한 상황이지만, 멧돼지로의 전파를 차단해 토착화를 막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곳은 모두 8곳으로 확대됐다. 경기도가 파주시 2곳, 연천군 1곳, 김포시 1곳 등 4개 농장이며, 인천시 강화군 4곳에서 발생됐다. 의심신고 후 정밀검사가 진행 중인 곳은 양주시 은현면 농장(은현면 B)과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농장 등 2곳이다.
◆ 아프리카·유럽도 풍토병으로 토착화
돼지열병이 경기북부에서 인천시까지 확산되면서 야생 멧돼지를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돼지와 달리 멧돼지는 감염돼도 죽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지만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다만 돼지보다는 치사율이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정설이다. 단기에 죽지 않고 돌아다니며 확산이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
실제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유럽의 경우에도 많은 국가에서 돼지열병이 확산된 이후 풍토병으로 토착화됐다. 2007년 조지아를 통해 동유럽에 전파된 돼지열병은 불가리아와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이후 풍토병으로 남았다.
돼지열병이 10년 넘게 근절되지 못한 데는 야생 멧돼지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유럽에서는 지난해와 올해에만 수천건의 돼지열병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차단방역에 실패해 멧돼지까지 전염될 경우 풍토병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현규 한수양돈연구소 대표는 "(돼지열병)발생농장이나 살처분 과정에서 절대로 맷돼지에 전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멧돼지는 산속에 있어 감염돼도 알 수 없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농장에 감염시킬 수 있다. 그러면 최악의 사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역당국 관계자자는 "야생 멧돼지는 살처분이나 이동제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방역관리가 불가능하다"면서 "번식력이 좋고 활동범위도 넓어 포획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발생지역 멧돼지 포획해 감염여부 확인해야
이에 정부가 이제라도 돼지열병 발생지역 인근의 야생 멧돼지를 포획해 감염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의 야생 멧돼지는 약 30만 마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2차 발생농장이 있는 경기도 연천군의 경우 멧돼지가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어서 추가적인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산청군 한 야산에 설치된 포획틀에 갇힌 멧돼지[사진=산청군] 2019.3.22 |
환경부가 멧돼지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중점관리지역 내 9개 시군(강화 김포 파주 고양 양주 동두천 연천 포천 철원)에 포획틀을 설치했지만 아직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양돈농장 스스로 멧돼지나 고양이 등 야생동물을 차단하는데 보다 주력해야 한다는 게 방역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현규 한수양돈연구소 대표는 "울타리를 쳐서 멧돼지나 고양이와의 접촉 가능성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새가 오지 못하도록 방조망을 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