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른바 ‘트럼프 쇼크’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반도체 허브 국가의 턴어라운드가 막혔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뜩이나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일격을 맞은 반도체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웨이 보이콧으로 인해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5세대(5G) 이동통신 업계의 투자마저 막히면서 진퇴양난이라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
무엇보다 지난해 수출 증가의 92%를 반도체 판매에 의존하는 한국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고, 싱가포르와 대만, 홍콩 역시 전자 업계를 필두로 경기 한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그래픽 카드와 게임 콘솔의 필수 부품인 D램 반도체 칩 가격이 올해 연간 42% 급락할 전망이다.
가나안 세미컨덕터의 테드 콕 대표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시계와 휴대폰을 포함한 IT 기기 업체의 반도체 주문이 2017년에 비해 70% 가량 줄었다”며 “거래 기업의 절반 가량이 문을 닫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콩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대만,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 올들어 전반적인 수출과 성장률의 동반 하강이 두드러진다.
싱가포르의 8월 비석유 제품 수출이 8.9% 줄어든 가운데 전자 부문의 수출이 25.9%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싱가포르 전자제품 수출은 올들어 매월 감소 추이를 지속했고, 1개월을 제외한 나머지 7개월은 두 자릿수의 후퇴를 나타냈다.
TS 롬바드의 로리 그린 동북아 담당 애널리스트는 SCMP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부문이 전체 수출 증가폭의 92%를 차지했다”며 수출 경기 악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코페이스에 따르면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83%에 달한 상황. 해당 업계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제품 업그레이드와 교체 역시 한풀 꺾이면서 반도체 업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5G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관련 업계에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매파 정책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무역 신경전이 고조된 데다 화웨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관련 업체와 정부 기관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 실정이라고 SCMP는 전했다.
싱가포르 반도체 협회의 앙위성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을 무역전쟁의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5G 수요에 기댄 아시아 반도체 산업의 턴어라운드 예상 시기가 올해에서 2020년, 이어 2021년으로 점차 늦춰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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