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조국 장관 임명 막지 못한 책임론 확산
민경욱 “분열 꾀하는 자는 적…장수 교체 안돼”
홍준표 “내부 충고를 적이라고 하는 것은 오버”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민경욱 의원이 나경원 원내대표의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한 책임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민 의원이 홍 전 대표의 나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에 "내부 총질하지 말라"며 맞서자 홍 전 대표가 다시 “내부 충고”라고 날을 세웠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 충고를 적이라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한참 오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kilroy023@newspim.com |
앞서 민 의원은 홍 전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해 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막지 못한 것에 책임을 물으며 사퇴를 주장하자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꿔서는 안된다. 책임은 좀 더 있다가 물어도 된다”고 일갈했다.
민 의원은 특히 “지금 분열을 꾀하는 자는 적이다. 내부 총질도 금물이다. 정치 원로들께서는 제발 이 혼란한 정국을 헤쳐나갈 지혜를 나눠주십사고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면 안된다?”고 반문하며 “전투에 실패한 장수는 전쟁 중에 참(斬)하기도 한다. 그래서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새로운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서 무능한 장수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그걸 계파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참 딱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난 12일 나 원내대표를 향해 “국민적 분노에 쌓인 조국 청문회에서도 갈팡질팡 오락가락하다가 조국을 임명하는데 정당성을 확보해주는 맹탕 청문회까지 열어주어 민주당에 협조했다. 그러고도 아직도 미련이 남아 황교안 대표가 낙마하기 기다리며 직무대행이나 해보려고 그 자리에 연연하는가”라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용어설명> 읍참마속(泣斬馬謖)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고사성어. 관가에서는 공정한 업무 처리와 법 적용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제갈량이 위나라를 공격할 무렵의 일에서 유래됐다. 제갈량의 공격을 받은 위나라의 조예는 명장 사마의를 보내 방비토록 했다. 사마의의 명성과 능력을 익히 알고 있던 제갈량은 누구를 보내 그를 막을 것인지 고민했다.
이에 제갈량의 친구이자 참모인 마량의 아우 마속이 자신이 나아가 사마의의 군사를 치겠다고 자원했다. 마속 또한 뛰어난 장수였으나 사마의에 비해 부족하다고 여긴 제갈량은 주저했다. 그러자 마속은 실패하면 목숨을 내놓겠다며 거듭 자원했다.
결국 제갈량은 신중하게 처신할 것을 권유하며 마속을 장수로 임명해 전장에 내보냈다. 그러나 마속은 제갈량의 명령을 어기고 다른 전략을 세웠다가 대패하고 만다. 결국 제갈량은 눈물을 머금으며 마속의 목을 벤다. 그 이후 눈물을 흘리며 어쩔 수 없이 장수를 참해야 할 경우 읍참마속이라고 불렀다. 예컨대 엄격한 군율이 살아있음을 전군에 알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징계를 할 때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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