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배터리 화재사고 22건, 전체 사고건수도 껑충
고성능 제품 늘어 이용자 급증..과충전 등 사용자 주의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난 12일 광주광역시의 한 아파트에서 난 불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 원인이 당시 충전 중이던 전동킥보드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돼 배터리 폭발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사용자가 늘어난 만큼 화재 뿐 아니라 운행 사고도 급증해 전동킥보드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작년 전동킥보드 사고는 233건으로 2년전인 2015년(84건) 대비 177% 급증했다. 2015년에는 14건에 불과했으며 2015~2018년 총 사고 건수 528건 중 작년 비율이 44%를 차지한다.
지난 12일 화재가 발생한 광주 광산구 아파트 집안 내부. 전동킥보드 배터리 폭발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광주 광산소방서] |
작년 전동킥보드 사고 중 유형별로는 불량·고장이 264건(50%), 파손이 60건(11.4%), 배터리 불량 등에 따른 화재가 22건(4.2%)이었다. 운행 사고도 182건(34.4%)에 달했다. 화재 사고는 2015년 전체 사고 건수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화재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12일 오전 4시 20분쯤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50대 부부가 숨지고 가족 등 4명이 상처를 입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 당국이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 거실에 있었던 전동킥보드에서 처음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5월 부산 영도구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주민 30여 명이 대피했으며 8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40분 만에 꺼졌다. 이 사고는 전동킥보드를 충전하던 중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월에도 경기 남양주 한 아파트에서 충전하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나 소방서 추산 800만원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생명과학관 6층짜리 건물 4층 복도에서 충전하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나 8분 만에 꺼졌다. 이 화재로 연구실의 교수와 대학원생 등 2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동킥보드의 화재 원인은 주로 배터리 손상 때문이다. 배터리 내부에 양극과 음극 분리막이 파손돼 화재로 이어진다. 충전할 때 규격에 맞지 않는 것을 사용하거나, 타사 충전기 사용 등으로 불이 날 수 있다. 특히 배터리가 100% 충전돼야 하는데 110~120% 충전되는 과충전으로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례가 많다. 배터리가 과부하에 걸리는 셈이다. 전동킥보드는 타면서 충격이 가해지거나 비를 맞아 손상되기도 한다.
전동킥보드는 사용자가 늘면서 제품도 다양해졌다. 20만원대 중저가부터, 30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도 있다. 브랜드뿐 아니라 주행거리, 최고속도 등에서 가격 차이가 난다. 중저가 제품은 한번 충전으로 25~40km 정도 간다. 최고속도는 25km 안팎. 고가 제품은 주행거리가 120km가 넘는다. 최고속도도 80~100km로 웬만한 스쿠터보다 빠르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킥보드를 충전할 경우에는 외부에서 충전하는 게 좋고, 취침 중에는 충전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며 "충전 장소 주변엔 인화성 물질을 두지 않고, 뜨거운 곳에선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동킥보드 제품 사용이 개선되면서 출퇴근용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어 안전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