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여파가 양국 경제보다 이웃국인 한국과 일본의 첨단산업에서 먼저 가시화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일본 가와사키(川崎)의 게이힌(京浜) 공업단지에서 한 노동자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국의 8월 대중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1.3% 급감했고 총수출도 13.6% 감소했다. 지난 2분기 일본 제조업부문 자본지출은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부문 대중 수출이 거의 두 자릿수 감소한 영향이다.
이 가운데 지난 1일 미국과 중국은 또 한 차례 관세전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 동부시간으로 1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1일 오후 1시 1분) 약 3000억달러 어치 중국 수입품 가운데 규모가 1250억달러 이상인 3243개 품목에 15%의 추가 관세를 매겼다.
이에 중국은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물품, 총 5078개 품목 가운데 1717개에 예고대로 5~10%의 관세를 매겼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제한 강화, 홍콩 정치 위기 등을 꼽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한일 양국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한국의 경우 반도체, 일본의 경우 자동차 부품 등 첨단 부품과 자재 부문에서 특히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부문의 기업 순익이 가파르게 악화되며 이를 방증하고 있다. 지난 8월 일본 고베제강은 2020년 3월에 종료하는 회계연도의 순익 전망치를 9500만달러로 60%나 하향 조정하면서 테크 기업들의 알루미늄과 구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일본 거대 물류회사 야마토홀딩스는 지난 7월 중국 공항들과 계약을 맺은 중국 자회사와 관련해 3000억달러의 특별손실을 기록했다. 야마토 대변인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물류 시장이 악화되고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십 년에 걸쳐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의 국내총생산에서 대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수출이 감소하면 주요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소비 심리가 위축돼 전반적인 경기하강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고 WSJ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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