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간토(関東)대지진에서 학살당한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3년 연속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전했다.
전날 도쿄도 스미다(墨田)구에서는 간토대지진 96주년을 맞아 학살당한 조선인 희생자를 기리는 추도식이 열렸다. 해당 추도식은 매년 9월 1일 진행돼왔으며, 올해는 약 700명이 참석했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만(相模湾)을 진앙지로 발생했던 지진이다. 당시 혼란스러운 와중에 조선인이 테러를 벌인다는 거짓소문이 나면서, 일본인에 의해 수많은 조선인들이 학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희생자는 6000여명으로 추정되지만 수만명 규모라는 주장도 있다.
도쿄도 측은 2016년까지는 해당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왔다. 하지만 고이케 현 지사는 2017년부터 "재해 희생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법회에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고 추도문 송부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8일 추도식을 진행하는 시민단체가 도쿄도청을 방문해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하는 도시로서 평화·우호·안전 도시를 목표로 하는 지금이야 말로 지사가 한번 더 생각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서명을 제출하기도 했지만, 추도문은 오지 않았다.
고이케 지사는 조선인 학살 사실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이 있다"고 하는 등, 역사 부정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언행을 보여왔다.
신문에 따르면 추도식을 주최하는 시민단체 측은 고이케 지사의 행동에 대해 "사실의 풍화(風化·점점 희미해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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