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대기 오염·교통 체증 '심각'
조코위 "새 수도, 지리적으로 인도네시아 중앙에 위치"
동칼리만탄주, 화산·지진 등 자연재해 드물어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수도를 현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 섬(칼리만탄 섬) 동부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와 현지 언론 자카르타글로브 등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3년 동안 정부는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연구 결과 새로운 수도의 가장 이상적인 위치는 동(東)칼리만탄주의 북(北)프나잠 파세르군의 일부 지역과 쿠타이 카르타느가라 군의 일부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은 수도 이전이 시급하지만 이전 작업은 2024년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새 수도는 인도네시아 중심에 위치하며, 도시 지역과도 가까운 전략적인 위치"라고 말했다.
수도 이전을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을 얻기 위해 정부가 곧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자카르타, 대기 오염·교통 체증 '심각'
인도네시아의 현 수도 자카르타는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밀집된 도시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 2억7000만명 중 1000만명이 자카르타에 거주하고 있다. 인근 지역의 인구까지 포함하면 수도권에만 인구 3000만명이 밀집돼 있는 셈이다. 또 자카르타 속한 자바섬의 경우 전체 인구의 60%를 수용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58%를 기여하는 등 경제 활동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의 만성적인 대기오염과 교통체증 문제로 오랜 기간 골머리를 앓아왔다. 특히 자카르타는 대기오염 최악의 도시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대기오염에 참다못한 시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시민들은 자카르타 주지사와 정부 부처에 대기질 향상을 위한 엄격한 규제를 요구했다.
또 자카르타의 수백만명의 주민들이 지하수를 끌어다 쓰고 있는 데다가 고층 건물이 급증해 지반이 매년 평균 7.5cm씩 내려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반이 매년 25cm씩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자카르타 면적의 40%는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태다.
조코위 대통령도 이날 "인구밀도 측면에서 자카르타와 자바섬에 계속 부담을 안게 할 수 없다"면서 "(수도를 옮기지 않으면) 자바섬과 다른 지역 간의 경제적 불균형이 증가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즉, 수도 이전을 통해 고질적인 인구 밀집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간 불평등도 해소하겠다는 설명이다.
◆ 동칼리만탄주, 화산·지진 등 자연재해 드물어
이 외에도 조코위 대통령은 동칼리만탄주를 새 행정 수도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자연재해가 드물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는 동칼리만탄주는 "홍수와 지진, 쓰나미, 산불, 화산, 산사태 등 자연재해의 위험이 적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어 지진과 화산 활동 등의 피해가 잦은 편이다. 이에 자바섬과 롬복섬에는 화산과 지진 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반면 동칼리만탄주는 불의 고리로부터 떨어져 있어 자연재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편이다.
NYT는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새 수도를 건설하고, 자카르타를 해수면 상승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도를 이전하는 데 33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이 중 19%는 국가가 부담할 예정이며, 나머지 비용은 민관 파트너십 및 민간 투자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한편, 조코위 대통령은 수도를 이전한다고 해서 자카르타의 역할이 퇴색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카르타가 "비즈니스와 금융의 도시"이자 무역과 서비스 등의 중심지로 남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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